매일신문

영천 '호화판 공공건물' 논란

영천시가 내년 신축을 추진 중인 공공건물의 평당 건축비를 500만원 내외로 책정하자 시민들은 물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호텔짓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부서와 건축업계는 원자재가와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불가피한 예산책정일 뿐이라고 맞서면서 '호화판 청사'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영천시는 연건평 1천50평 규모의 농업기술센터와 노인전문 요양병원 및 금호읍 청사 등 3개 건물을 신축키로 하고 이미 설계에 들어가는 등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들 건물의 평당 건축비가 450만∼500만원대로, 최근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 중인 고급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웃돌고 있다는 것.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국비 8억9천만원을 포함해 54억8천만원이던 당초 예산이 평당 건축비가 460만원대로 오르자 15억원가량이나 증액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억5천만원(평당 300만원)을 들여 연건평 400평에 50병상 규모로 짓겠다던 노인전문 요양병원도 최근 평당 공사비가 460만원대로 증액이 예상되자 보건소 측이 난데없이 건물규모를 300평(30병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시의회와 시민 일각에서는 효용성은 뒤로한 채 예산에 맞춘 공사를 하려면 차라리 짓지마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신축검토 단계인 금호읍 청사도 최근의 철근값 등 주요 자재의 변동폭 등을 감안하면 평당 건축비가 최소 500만원대라는 말이 돌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들은 "단순 사무실 용도에 가까운 공공건물 건축비가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웃도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고, 일부 공무원들까지도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포항에서 분양 중인 민간아파트 34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최고급이라는 ㅌ아파트만 520만원일 뿐 ㅅ아파트는 430만원, ㅎ아파트 410만원 등에 불과, 아파트보다 단순 사무실 용도에 가까운 공공건물 건축비가 더 비싸다는 말은 확인된 셈.

이에 대해 건축업계는 "층당 높이와 건물내 각종 인프라 등 주거용 건물과 공공건물간 시공상의 차이가 커 단순 가격비교는 의미가 없다"며 공사비 인상 불가피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천·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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