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대표회담, 정쟁의 '빌미' 비난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정국의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정쟁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안마다 사사건건 맞부딪치며 상반된 현실인식을 드러내 향후 정국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상대당 대표연설에 대한 여야간 혹평도 도를 넘고 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26일 대표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하며 왜곡된 질서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개혁입법을 완수하겠다"며 4대 법안의 관철 의지를 드러내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7일 연설에서 "(4대 법안이)도대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며 "국민을 편 가르고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사립학교법과 언론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천 대표가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언론의 다양성 확보와 뉴미디어시대에 걸맞은 법안"이라며 긍정 평가하자 박 대표는 "학교를 이념교육의 장으로 몰아가려는 사립학교법은 철회돼야 하며 신문을 저주하고 탄압한다고 해서 국민이 권력의 지시를 따르겠느냐"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천 대표가 "수익성을 높이며 경제를 위해 유용하게 쓰여져야 한다"며 연기금 투자확대를 언급한데 대해서도, 박 대표는 "우리 경제가 '연기금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현상을 심각한 문제로 본다"며 맞불을 놨다.

상대당 대표연설 '깎아내리기' 현상 역시 도를 넘고 있다. 천 대표는 박 대표의 연설에 대해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부정하는 쿠데타적 발상"이라며 "제발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한나라당은 이념논쟁을 하면서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영선(朴映宣) 원내 대변인도 "한마디로 지나치게 도발적이고 품격을 찾아볼 수 없는 연설이라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반면 천 대표의 연설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아직도 여당에서는 청와대와 비슷하게 매우 비계획적이고 미래에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태의 국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폄하했다. 심재철(沈在哲) 전략기획위원장도 "천 대표가 헌재 결정이 헌법을 훼손하고 있다는 궤변을 하고 있다. 이런 억지는 처음 본다"고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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