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경기장 '애물단지인가, 혜택인가?'

아시아 최대 전용 축구장인 대구 월드컵경기장의 운영적자가 해마다 수십억원에 이르면서 대구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적자해소와 경기장 건설에 따른 부채상환을 위한 수익사업 추진 등 경기장 활성화 대책마저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반면 현재처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기 때문.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등을 위해 2천836억원을 들여 지난 97년부터 2001년까지 건설된 월드컵경기장은 지난 2002년 21억원, 지난해 30억원, 올 8월 현재 1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각종 수익사업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입은 10억~20여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흑자를 본 서울(61억원)과 서귀포(1억원)를 제외한 전국 8개의 적자 월드컵경기장 가운데서도 가장 적자폭이 크며 인천의 27억원과 광주 16억원, 부산 10억원 등보다 최고 20억원이나 많아 가뜩이나 빈약한 대구시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

게다가 건설부채 1천855억원 중 갚지 못한 1천720억원의 원금에다 1천105억원의 이자 등 오는 2016년까지 해마다 100여억~200여억원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시는 서울의 모 대형 유통업체와 월드컵 경기장 주변개발을 위한 협의를 했으나 업체 측이 600여억원을 들여 대형 할인점을 20년간 무상사용 조건을 내세워 협의가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또다른 사업을 추진중이나 쉽잖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장 주변은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도심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평일 2만여명, 주말에는 10만여명이 몰리는 등 훌륭한 시민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 따라서 수성구청도 경기장 주변 공간과 대구대공원 부지 및 산림자원 등을 활용한 인라인스케이트 경기장 및 삼림욕장 조성을 통한 경기장 활용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 역시 이미 경기장 주변공간에 각종 공연이나 문화예술 전시회 개최, 콘서트와 이벤트 등을 위한 유치공간으로 사용하는 한편 각종 국내외 대형 스포츠 행사도 선보일 계획이다.

대구시 이상길 체육청소년과장은 "아울러 경기장 스탠드와 보조경기장 육상트랙 등 경기장 시설 일부 개방을 통한 생활체육의 공간제공 및 관광 명소화로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 삶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도록 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이곳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 대회를 비롯해 인공 암벽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내용으로 오는 30일부터 이틀 동안 젊은이들의 축제 한마당인 '2004 대구익스트림 스포츠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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