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하락, 중국 금리 인상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지역 산업 전반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중국내 소비가 하락, 대(對)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하지만 지역 업계 일부에서는 중국 금리 인상이 중국의 경기과열을 진정시켜 원자재가격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귀식 평화산업 부사장은 "환율 하락이 당장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대비를 하고 있다"며 "중국의 금리 인상은 결국 중국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중국내 소비를 떨어뜨려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평화산업의 경우 장기수출계약, 유로화 결제 등을 통해 위험요인을 줄이고 있지만 원화강세는 일단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태일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환율 하락과 중국 금리 인상은 분명한 악재"라며 "중국내 공장을 많이 갖고 있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가 높아짐으로써 경영환경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그러나 "기계·금속업계 입장에서는 최근 중국경제의 활황으로 철강 수요·공급에 큰 괴리가 발생, 어려움을 겪었는데 중국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원자재 가격 안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림산업 김석 해외영업담당은 "환율이 낮아지면서 예전보다 채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외 생산기지를 적절히 활용, 환율변동에 따라 제품 생산지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위험을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환율이 1천120원대까지 떨어진데다 중국 인민은행이 28일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대구 직물업계는 올 초 '원사대란'에 이어 '환율 대란'까지 겹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장원규 기획조사부장은 "28일 하루에만 10원 이상 환율이 하락했는데 환율 10원 하락에 야드당 0.6센트를 손해 봐 수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된다"면서 "더욱이 대구 섬유의 대중국 수출은 30~35% 선으로 5년전부터 부동의 1위로 올라서 중국 금리인상으로 이 시장 수출환경이 악화되면 지역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직물업계는 정유· 화섬업계의 원사값 인상에 반발해 정부에 긴급 호소문까지 전달한 상황으로 환율마저 하락하면 '생사 기로'에 서게 된다는 것.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따르면 대구 주요 업종에서 제시한 적정 환율은 섬유 1천260원~1천300원, 섬유기계 1천220원~1천240원, 안경테 1천220원~1천250원으로 환율이 1천120원까지 내려간 지금은 1달러당 평균 120원~200원까지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외 수출환경은 더욱 어두워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오더가 갑자기 취소되거나 아예 신용장조차 개설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업체 관계자는 "금리 인상은 현지 내수시장 침체를 초래해 중국 덤핑물량이 전세계 시장 곳곳에 쏟아져 국산 수출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에도 적색경보가 켜졌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포스코와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포항철강공단내 ㄷ사와 ㅈ사 등 4,5개 업체는 중국의 금리인상이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과열 투자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과소비를 억제하려는 측면이 강한 만큼 중국내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인상이 환율변동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출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종전보다 늘어나게 된데다 중국 금융기관들이 기준 금리를 뛰어넘는 고리의 대출행위를 일삼을 경우 중국내 자금운용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 할 수밖에 없어 투자에 장애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

최근 중국내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한 포스코는 금리인상이 중국내 자동차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자동차용강판재가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중국내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장기적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며 "중국내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ㄷ, ㅈ사 등도 "현재로서는 중국 움직임을 관망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의 금리인상이 어떤 추가 영향을 불러오는지 추이를 지켜본 후 투자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원·최경철·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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