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기생층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주 의원은 국회본회의 질문을 통해 "동방의 작은 나라를 다스리는 깍두기 머리 임금님은 국사는 돌보지 않고 국고를 탕진하면서 오로지 멋있는 옷을 입고 폼내기를 즐겼다"며 노 대통령을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했다. 그리고 386세대 정치인들을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베짱이에 비유, 국고를 낭비하는 '기생계층'이라고 비판했다.

쪊이같은 주 의원의 질문 내용이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의 386세대 의원들이 발끈한 것은 예상된 수순. "국회의원의 품위를 의심케 하는 저질 언급"이라면서 "주 의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사회 여러 계층으로부터 386세대들이 질책을 받고 있는 측면을 희화화 한 것"이라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쪊주 의원은 이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권위가 민가협에 용역비 2천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는 비생산적 업무종사자가 기업과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사회적 '기생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일부 매체에서 '기생층'을 '기생충'이라고 보도해 파문을 빚었다.

쪊그는 정부부처, 산하기관, 공기업, 시민단체, 학계, 방송'언론, 노동계, 정계 등 각종 기관 단체'이해집단의 도덕적 해이와 논공행상식 인사시스템에 편승해서 개인 및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계층을 기생계층이라고 지목했다.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다시 '기생계층'을 강도 높게 비판한 그는 이를 제도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기생계층 청산위원회'와 '정부'공기업 재정낭비위원회'설치를 강력히 주장했다.

쪊386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엄연히 존재하고, 각종 기관 단체의 도덕적 해이와 이에 야합 기생하는 계층이 있음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기생 행위를 하면서도 '어용'이나 '사이비'라는 비판은 전혀 받지 않고, 되레 큰소리치는 뻔뻔한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이상한 노래나 부르며 국민세금으로 배를 불리는 베짱이들을 청산하자는 주 의원의 주장은 적지 않은 공감을 얻을 것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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