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이다. 우리 국회는 쉬는 시간이 없다. 4대 입법, 수도이전 때문에 여야가 힘 다빠진줄 알았더니 이해찬 국무총리가 대정부 질문장에서 일전불사, 야당에 부아를 질렀다. 총리의 사과를 듣겠다던 한나라당은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 국회의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됐다. 기가 막힌다. 그나마 이런 '막말 총리'와 노 대통령에게 때맞춰 "총리답지 않다, 대통령답지 않다"고 비판해준 여당 김부겸 의원 같은 이에게서 작은 희망을 읽는다.
총리는 국회에서 여야가 싸울 때 싸움을 말려야할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말리기는 커녕 오히려 싸움을 가로막고 나선게 어제의 국회 풍경이다. 정기국회 일정이 엉망진창이 되게 생겼다. 총리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의 힐난조의 질문에 '차떼기 정당'에게 나쁜 당이라고 한게 뭐가 잘못됐느냐는 막말을 내뱉었다. 당장 내주부터 예산안 심의에 들어가, 그 어느때보다 야당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튀어나온 이 총리의 독설은 대야(對野) 강공의 유도, 국회 파국의 고의성을 의심해도 할말이 없게돼 버렸다. '총리의 책무'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물러난 고건 총리가 그리울 지경이다.
이 총리는 사과하는 것이 옳다. 자기 소신이 그렇다하더라도 중재는커녕 불을 지른 책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말이다. 그런 독설은 총리 옷을 벗고 여당 국회의원으로 돌아갔을 때나 해야할 소리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의 뼈아픈 소리는 그래서 칭찬을 듣는다. 한판 난리가 난 직후 김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대통령과 총리, 여당 동료들을 향해 용기있는 직언을 내쏟았다. "대통령은 모름지기 국민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줘야한다, 우리가 개혁을 하자면서 혁명하듯 조그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그것이다. '차떼기'란 메뉴를 총선에서 한번 써먹어 승리했으면 됐지않느냐는 그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총리는 총리다워야 한다"는 곧은 소리에 집권층 모두 느끼는 바 있기를 바란다. 노 대통려의 속셈을 그대로 읽는 대독(代瀆)총리' "정치는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하듯이 여당 386들에게 조교 시범보이듯 해서야 참 곤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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