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총리발언' 힘겨루기… 이틀째 파행

국회는 29일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로 전날 오후 본회의를 속개하지 못한 데 이어

이날로 예정된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도 들어가지 못한 채 이틀째 공전했

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의 '색깔공세' 중단과 이

총리의 야당 폄하발언 사과를 통해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한나

라당은 본회의 불참 방침을 고수한 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의사일정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단 주말을 기해 냉각기를 가지면서 국회 정상화를 모색한

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먼저 정부에 대한 근거없는 좌파공세

를 사과해야 한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여야 대치의 배경엔 대정부질문이

끝나는 11월초부터 본격화될 '4대입법' 심의를 앞둔 힘겨루기 성격이 강해 17대 국

회들어 처음 빚어진 본회의 파행사태는 내주까지 이어지는 등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다.

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와 원내전략회의를 잇따라 열어 한나라당이 제

기하는 색깔론과 이념공세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렵게하는 '제2의 탄핵사태'로

규정하고 색깔론 공세에 대한 야당의 사과를 요구키로 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집중적인 색깔론 공세와 헌재의 위헌

판결 등으로 상황이 매우 엄중하며, 제2의 탄핵사태라는데 인식을 같이한다"면서 "

그러나 한나라당 등 야당과의 협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한나라당은 반미.친북정권이라고 우리를 욕하지 않는다

고 약속해 줬으면 좋겠고, 총리는 한나라당에 심하게 얘기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

명해 오늘 당장이라도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원내전략회의 브리핑을 통해 "우리당은 한나라당 박근

혜(朴槿惠) 대표의 색깔론 공세 중지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

"면서 "그러나 국회를 열어야 하며, 특히 내달1일 경제분야 질의는 민생과 연관돼

있는 만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이 총리가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

서 "야당을 모독하고 정치적 중립의무를 훼손했다"며 이 총리의 파면을 요구했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의원총회 후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발언이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임명권자인 노 대통

령에게 그의 파면을 공식 요구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이 총리 문제가 결론날 때까지

일체의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더이상 사과를 요구할 단계를 지났

고 노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요구한다"며 "국정 혼란의 한 가운데 노 대통령

이 있고, 문제의 총리를 임명한 사람도 노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총리 파면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국회 보이콧을 계속하면서 총리 해

임건의안 또는 파면권고결의안을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이 총리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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