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사상 유례없는 10차전 승부로 늘어났다.
현대와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양팀이 모두 12명의 투수를 투입시키며 모처럼 활발한 타격전을 펼쳤으나 9회까지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시작된 경기는 9회말 현대 공격이 끝난 순간 전광판의 시계는 10시16분을 가르켜 또다시 '4시간 제한' 규정에 걸렸고 결국 연장전을 벌이지 못한 채 무승부로 기록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2승3무2패를 기록한 양팀이 8차전과 9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진다면 올 한국시리즈는 초유의 10차전까지 벌어지게 됐다.
이날 경기는 초반 현대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삼성은 1회초 박한이와 김종훈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잡았으나 양준혁의 직선타구가 현대 1루수 이숭용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예상치 못한 삼중살을 당하고 말았다.
현대는 공수 교대 뒤 몸맞은 공으로 출루한 전준호가 클리프 브룸바의 중전안타때 3루까지 진루한 뒤 심정수 타석때 삼성 선발 전병호가 1루 견제구를 뿌리는 사이 총알처럼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뽑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중살과 홈스틸이 기록된 것은 프로야구 23년만에 처음.
현대는 2회에도 전준호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2-0으로 앞섰지만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5회초에 폭발했다.
멘디 로페즈와 김한수, 진갑용의 연속안타로 1점을 만회한 삼성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2루주자 김한수가 견제구에 걸려 횡사했지만 강동우가 우중간 3루타를 터뜨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조동찬의 중전안타와 박한이의 2루타가 이어져 4-2로 뒤집은 뒤 2사 만루에서 현대 4번째 투수 전준호의 폭투때 2루 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어 6-2로 달아났다.
그러나 현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는 6회말 임창용을 상대로 이숭용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전근표와 김동수의 연속안타로 1점을 만회했고 대타 강병식이 좌중간 3루타를 날려 5-6으로 추격했다.
1점 뒤진 채 1사 3루의 동점 찬스를 잡은 현대는 '번트 야구'를 선호하는 김재박 감독의 작전대로 전준호가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6-6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현대는 신철인과 조용준을 계투시켜 무실점으로 막았고 삼성 역시 권혁과 박석진에 이어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는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배영수까지 동원해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날 13안타를 몰아친 삼성은 6회 2사 만루, 7회 1사 만루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2차전에서 1⅓이닝동안 무려 6실점했던 현대 정민태는 이날 다시 4⅓이닝동안 6안타로 3실점한 뒤 강판됐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고 중간계투로 나선 삼성의 임창용은 2이닝동안 4안타로 4실점하는 등 양팀 에이스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30일 오후 4시 열리는 양팀의 8차전에는 현대가 마이크 피어리를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삼성은 7차전 9회에 등판했던 배영수를 다시 선발투수로 내세운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경기가 6-6 동점으로 4시간 규정에 걸려 무승부가 되자 삼성과 현대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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