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인 인질 이라크서 살해된 채 발견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일본인 고다 쇼세이(香田證生.24)가 살해된채 발견됐다. 다카시마 하쓰히사(高島肇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30일 바그다드와 북부 티크리트 사이의 바라드에서 발견된 시체의 신장과 체중, 후부부의 상태 등이 고다씨와 일치한다는 연락이 미군 당국으로부터 왔다고 밝혔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자민당 총무회장은 "외무성으로부터 얼굴 특징으로 보아 고다임에 틀림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시체를 인근 국가로 옮겨 지문감식 등을 통해 본인여부를 최종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교도(共同)통신은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 고다로 보이는 시체에는 얼굴과 전신에 심한 고문과 구타 흔적이 있다고 전했다.

시체가 발견된 바그다드 북쪽 바라드는 작년 7월 미국이 일본에 자위대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던 곳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바라드는 "전투지역에 해당한다"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남부 사마와를 파견지로 선정했다.

고다씨가 살해됨으로써 범행단체의 자위대 철수요구를 한마디로 거부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이라크 전쟁 이래 이라크에서 숨진 일본인 희생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라크 저항세력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성전 알카에다조직'은 지난 26일 일본인 한 명을 납치했다며 48시간 내에 일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면서 이를 단호히 거부했었다.

후쿠오카(福岡) 현 노가타 출신인 고다는 지난 21일 요르단에서 버스를 타고 바그다드에 도착한뒤 숙박 장소를 물색하는 모습이 지난 24일까지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2시30분께 총리관저에서 호소다 관방장관과 총리 비서관, 외무성 간부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호소다 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시체가 고다 본인인지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미군이 신체적 특징이 일치한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으나 시체발견경위 등을 묻는 질문에는 지친 표정으로 "모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살해된 일본인 고다 쇼세이(香田證生.24)가 지난 26일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서 "일본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나를 참수할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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