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빈 군인아파트, 도심의 '흉가'로 전락

철거계획 없어 우범지대 될 수도

북구 대현동 군인아파트가 1년째 빈 곳으로 방치되면서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밤만 되면 불량 청소년들의 출입이 빈번해 범죄 위험 등으로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실정이다.

군인아파트는 지난해 10월 군 숙소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입주민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폐허가 됐다.

아파트 주변에는 온통 잡초로 뒤덮여 있고 2개 동 1층 유리창은 모두 깨지고 부서져 있었다.

또 내부도 현관마다 목재로 막아 놓았지만 불량 청소년들이 드나들면서 집마다 싱크대 및 옷장, 형광등 등이 심하게 부서져 있어 '흉가'를 방불케 했다.

인근 한 상가 주인은 "밤만 되면 청소년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새벽에 떼지어 나오기도 한다"며 "고물을 훔치러 오는 노인들과 청소년 탓에 깜짝 놀랄 때도 많다"고 말했다.

주민 김영경(47·여·북구 대현동)씨도 "지난해 겨울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좋지 못한 짓을 많이 해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된다"고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이들의 불장난과 폭죽놀이로 인한 화재 우려도 높다.

주민 한모(45)씨는 "가끔 잡초더미에 불을 붙이거나 밤에 폭죽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어 혼을 내기도 하고 직접 아파트를 순찰하듯 돌아보기도 한다"며 " 우범지대로 변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모(13)양은 "부모님이 아파트 근처에서 놀지 말라고 한다"며 "지나다니다 보면 으스스한 게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에 대한 철거계획이 전혀 세워져 있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많아 아파트 관리를 맡은 5군수지원사령부 군수처에 신경을 써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어린이공원 조성을 추진중이지만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5군수지원사령부 관계자는 "올 해 두번의 공개입찰이 모두 무산돼 내년에 다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라며 "동사무소와 담당 지구대에 순찰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사령부에서도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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