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센 경제한파...중고 시장도 '꽁꽁'

재래시장 중고품 판매대에 찬바람

경기 침체가 중고시장마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중고 물품을 내놓는 이들이 거의 없고, 중고 물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도 줄어들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이 탓에 불경기 특수를 기대하고 헌옷가게나 중고품 센터 등을 차린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29일 오후 대구시 중구 교동시장 헌옷거리.

2, 3년 전까지 20여개에 불과하던 헌옷가게들이 지난해부터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해 이제는 구 자유극장을 중심으로 80여개로 불어났다.

헌옷가게 주인 전모(42·여)씨는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편이지만, 실제 구입하는 사람은 하루에 1, 2명에 불과하고, 아예 옷 하나 팔지 못하는 날이 태반"이라고 하소연했다.

옆 가게 김모(48·여)씨도 "불경기에 그나마 이런 중고제품 장사는 좀 될까 해서 시작했고, 비교적 질 좋은 옷을 들여다 놓고 있지만 손님이 없어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중구 태평로 번개시장내 헌옷가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철길을 따라 늘어선 상가에 헌옷가게가 30여개 자리잡고 있으나 옷을 사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ㄷ가게 이모(55·여)씨는 "가격이 몇천원에서 비싸야 2만원을 넘지 않지만, 사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사람들이 옷을 아껴 입는 모양인지 괜찮은 옷도 거의 안 나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고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재래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북구 칠성시장내 전자중고가게 주인 김모(45)씨는 "중고품 시장도 경기 영향 탓에 괜찮은 물건도 안 들어오고 사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웬만한 물건은 다들 고쳐서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구 약전골목에서 피아노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도 "새것은 고사하고 중고피아노를 사겠다는 사람도 없다"면서 "팔겠다는 문의가 한달에 1, 2번 있지만 팔리지 않아 보관도 못할 지경이어서 들여놓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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