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레지던트 이블 2

어떤 남자보다 강한 액션 머신 '앨리스'가 돌아왔다.

지난 2002년 6월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레지던트 이블'의 속편인 '레지던트 이블 2(Resident Evil : Apocalypse)'가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전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폴 W S 앤더슨이 제작하고, 신인 알렉산더 윗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속편의 가장 큰 볼거리는 강한 액션. 좀비 영화의 특성을 살려 무차별 살육과 유혈이 낭자한 액션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영화는 쉴 틈 없이 쏘고 달리고 물리고 죽는다.

게다가 폐쇄된 지하공간에서 벗어나 속편은 도시 전체로 그 범위를 넓혀 스펙터클한 영상을 선보인다.

밀라 요보비치의 능력치도 향상됐다.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를 연상하듯 이번 영화는 그녀의 독무대다.

기관총 세례를 퍼붓는데도 탱크톱을 입고 뛰어다니는가 하면 쌍권총으로 괴물들을 처치하고, 맨손으로 괴물들과 격투를 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그녀는 강력한 여전사의 모습이다

하지만 밀라 요보비치를 여전사로 만들기 위해 감독은 많은 것을 포기한 듯한 느낌이다.

스토리는 과장됐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은 눈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좀비 영화인 '새벽의 저주'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등장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전투에 임하는 밀라 요보비치의 모습은 영락없는 안젤리나 졸리다.

텅 빈 도시 한복판에 벌거벗고 나타나 곧바로 전투 모드로 변신하는 그녀의 첫 등장을 보면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3편을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스피시즈'의 나타샤 헨스트리즈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여러 영화를 잘 버무려놓은 듯한 인상은 이 영화의 치명적 한계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압박해오는 공포는 시들하다.

대신 블록버스터 특유의 화려한 CG와 물량 공세 등은 '생각하지 말고 즐겨라'라고 강요하는 듯하다.

5일 개봉, 상영시간 95분, 18세 이상 관람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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