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쓰레기 대란'의 교훈

대구 시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겼던 쓰레기 대란이 사태 발생 8일 만에 대구시가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확장 반대 주민들의 요구 조건을 받아 들임으로써 일단락 됐다. 하지만 대구시와 주민들간 마찰의 핵심 사안인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확'연장 재검토 결정이 쉽게 결말이 날 것 같지 않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전화위복이랄까. 이런 상황에서 구'군 자치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와 감량에 관심을 가지고 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일부 구청에서는 지금까지는 관리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아파트 지역에만 비치하던 재활용품 분리 수거함을 일반 주택가에도 설치하는가 하면, 재활용 경진대회를 여는 등 쓰레기 감량에 솔선키로 했다. 또 일부 지자체는 새마을 부녀회 등이 중심이 돼 동별로 감시단을 만들어 불법투기 감시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대구시도 임시 반상회를 열어 쓰레기 감량과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쓰레기 감량이나 분리수거는 시민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할 수 있는 일일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성가시다는 이유로 외면함으로써 연간 15조원 어치의 재활용 자원을 낭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독일 등 선진국들의 쓰레기 감량의식은 철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국민소득 2만~3만달러나 되는 나라들 이지만 자치단체가 규정한 까다로운 쓰레기 수거 지침을 마다않고 잘도 지킨다.

◎…방천리 매립장 차단으로 인한 쓰레기 몸살에 혼쭐이 난 결과이긴 하지만 자치단체나 주민들이 쓰레기 감량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이 기회에 매립 쓰레기의 양을 절반만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문제가 되고 있는 방천리 매립장 확'연장 논란도 쉽게 해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구시는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다른 곳에 쓰레기장을 마련할 수 없는 처지에서 철저한 분리수거로 대대적 감량을 유도하는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쓰레기대란을 거울삼아 분리 품목을 현재의 3종에서 4, 5종으로 세분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실추된 공신력을 회복하고 잠복된 불씨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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