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는 넉달전 한 대학특강에서 스스로 인용한 '견토지쟁(犬兎之爭)'의 고사를 기억하는가. "개와 토끼가 쫓고 쫓기다 결국 둘 다 힘이 빠져 죽는다"는 그 '쓸데없는 다툼'을 내던지고 상생'화합하겠다고 다짐했던 게 총리 자신이다. 이 평지풍파를 둘러싼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얄미운 득실계산은 젖혀놓자. 총리는 자신의 견토지쟁이 빚어낸 소수정당 국회의원들의 분통을 아는가.
총리의 견토지쟁 때문에 준비한 대정부질문을 한줄도 읽지 못한채 날려버린 민주노동당과 민주'자민련 등 비교섭단체 국회의원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흥분하고 실망했다고 한다. 시쳇말로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 20여명은 국민의 대표가 아닌가. 총리는 답해보라.
행정부와 거대정당들의 국회운영을 둘러싼 횡포가 이 지경이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해서라도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국민에게 알리는 수 밖에 없다. 원내 교섭단체 요건을 '의원 20석'으로 하고 그들에게 원구성, 상임위 배정, 국고보조금 배분, 의사일정 조정 등 국회운영권을 모두 맡긴 것은 국회운영의 효율성'책임성을 강조한 것이다. 뜻이 이러함에도 거대 정당만으로 구성된 교섭단체들이 맞부딪쳐 오히려 국회파행의 악순환만 되풀이 하고 있으니 이거 제도가 잘못됐다는 얘기가 나올 밖에 없다.
차제에 교섭단체 구성요건(의원수)을 크게 완화하든 폐지하든 국회개혁 차원의 검토있기를 요망한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활성화를 통해 다수의 횡포를 줄이는 것도 훌륭한 대안(代案)의 하나다. 총리의 '할 듯 말 듯한 사과' 때문에 대정부질문 일주일이 날아가 버렸다. 거듭 말하거니와 총리는 사과할 이유가 충분하다. 예산국회를 계속 놀릴텐가. 사과하고 끝내라. 사과도 늦게하면 하나마나요, 등원도 늦게하면 실리가 없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경선 일정 완주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 지도자급'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