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밸런타인 감독, "이승엽 외야수로 변경"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이 내년 시즌부터 외야수로 변신한다.

바비 밸런타인(54) 지바 롯데 감독은 4일 서울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야구지도자 강연회에서 내년 시즌부터 이승엽이 1루수에서 외야수로 자리를 옮긴다며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밸런타인 감독은 "이승엽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좋은 선수다. 이제 겨우 10일 정도 밖에 안됐지만 새로운 훈련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스타 외야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의 보직이 외야로 확정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승엽은 지난해 지명타자로 자주 나왔지만 아무래도 수비를 해야 밸런스가 생긴다. 더구나 지금 1루수로 있는 일본인 선수가 외야 수비를 전혀 할 수 없어 이승엽에게 외야를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가을캠프에 참가해 외야수 훈련을 실시해온 이승엽은 내년 시즌부터 우익수 또는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1루수는 후쿠우라가 그대로 맡게될 전망이다.

특히 밸런타인 감독은 타격 원리를 설명하면서 "내 생각에 이승엽의 스윙은 그 어떤 선수보다 최고다. 지난해 일본에서 홈런을 많이 치지 못한 것은 스윙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는 이승엽처럼 공을 때리는 시간이 길지만 배팅 타이밍을 잘 알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내년에 이승엽이 자신의 완벽한 스윙에 맞게끔 빠른 타이밍을 가져가지 못하면 올해처럼 힘들 것"이라고 충고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또 "나 또한 이승엽이 꼭 필요해 경기때마다 나왔으면 좋겠다. 자주 결장한 것은 정신 자세가 덜 됐기 때문이다. 이승엽에게 타격 비디오를 보여주니 본인도 배팅 타이밍이 떨어진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현재의 스윙을 유지한다면 향후 10년간은 본인이 하고 싶은 야구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핵잠수함' 김병현의 영입에 대한 입장도 해명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대학 시절 김병현에 관심이 많았고 사인하고 싶었는데 결국 보스턴에 갔다. 최근 보스턴에 김병현의 건강이 괜찮으냐고 물었는데 그게 와전돼 트레이드설까지 나온 것 같다"고 영입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지바 롯데에는 이승엽이란 한국 선수가 있기에 만약 김병현이 온다면 좋은 콤비가 될 거다. 잘 해서 같이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면 좋지 않겠느냐. 그러나 김병현은 현재 보스턴 선수다. 그 선을 넘고 싶지 않다"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임창용(삼성)과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점찍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밸런타인 감독은 "내년 시즌에 용병은 이승엽과 아그바야니만 그대로 두기로 했기에 추가로 2명을 영입할 여유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가 모두 발전했지만 이왕이면 미국에서 용병을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임창용에 대한 관심도를 묻자 그는 "임창용과 브룸바는 비교 대상으로 말을 꺼냈을 뿐 솔직히 특별히 관심은 없다"고 일축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뉴욕 메츠 감독 영입설에 대해 "그런 말이 있었지만 일본 롯데와 계약이 남아 그대로 있을 것"이라며 내년 시즌에도 지바 롯데의 지휘봉을 잡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그는 이날 한국 초.중.고 야구지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연회에서 베팅과 베이스러닝, 피칭과 수비 등에 대해 4시간여 동안 열변을 토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4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교에서 일본 롯데 지바 마린스의 바비 발렌타인 감독이 국내 아마 지도자들과 야구선수들을 상대로 투구, 수비 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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