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추의 낙조...그 그윽함을 가족과 함께

벼르고만 있다가 올해 단풍여행을 놓쳤다거나 연인과 혹은 가족과 가을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다면? 창녕 생태기행과 전남 진도군 세방리 낙조, 백제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충남 공주, 369개의 산과 오름(기생화산구)이 있는 제주가 해답이 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만추(晩秋), 그 그윽함이 있는 풍경을 따라가는 11월 가볼 만한 곳으로 이 네곳을 추천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생태기행-경남 창녕군

화왕산은 '십리 억새밭'으로 유명하다.

정상부근에 올라서면 분화구 6만 평에 가득 펼쳐진 억새밭이 바람에 일렁인다.

특히 해질무렵의 억새밭은 눈이 부실 정도다.

늦가을의 수려한 풍경과 옛 문화의 흔적 찾기에는 유감없는 등산코스다.

화왕산을 올라가는 코스는 너무 많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걷기에 가장 좋은 코스는 옥천 매표소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옥천 계곡은 너른 바위로 이루어져 여름피서지로도 인기가 높다.

1시간 남짓 오르면 별천지여서 급한 마음에 셔터 눌러대기가 바쁘다.

구릉지 중간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사극촬영장으로 쓰였던 초가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다.

이곳에서 멀리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보이는 게 화왕산성이다.

산성에 오르면 또 다른 풍경이다.

시원하게 트인 분지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억새밭이 환상적이다.

이곳에서 억새는 11월 중순까지 만나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구마고속도로→창녕 IC→ 화왕산군립공원

◇전국 제일 세방리 낙조풍경-전남 진도군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붉은 해넘이는 사람을 고요하게 만든다.

매일매일 부대끼는 일상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화려하다.

전남 진도에 있는 '세방 해안일주도로'는 강화 석모도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 크고 작은 섬을 배경으로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해는 장관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진도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길머리를 잡고 803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전망좋은 곳'이란 표지판이 나온다.

이를 따라 '세방낙조전망대'에 올라 벤치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면 된다.

기다림이 지겹지 않은 것은 옆사람 때문인지 곧 이어질 장관을 기대해서인지는 모를 일이다.

바다냄새가 물씬한 곳에서 보는 낙조는 황홀하다.

대신 6시만 넘으면 깜깜함이 온 섬을 뒤덮는다.

▲찾아가는 길=대구→구마고속도로→남해안고속국도→광양→2번국도→강진→18번국도→진도

◇368개의 가을이 깃든 오름-제주도

제주도는 언제 찾아도 매력이 있지만 11월의 한라산에서는 일찍 찾아온 겨울을 맛볼 수 있다.

가을은 368개의 오름과 억새여행으로 충분하다.

오름이란 기생화산이다.

자그마한 언덕 같은 것에서부터 산굼부리 같이 규모가 백록담보다 큰 것도 있다.

산굼부리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고 세계적으로도 몇 개밖에 없는 마르형 오름이다.

마르(Maar)란 화구의 모양이 몸체에 비해 무척 크고 화구 바닥이 움푹 들어간 형태의 분화구. 분화구의 깊이가 132m에 달해 백록담(115m)보다 더 깊고 크다.

산굼부리에 오르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역시 우거진 억새다.

산굼부리에서 성읍민속마을까지 이르는 1118번, 1112번, 97번 도로 일대가 억새와 오름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식당정보=제주도의 향토음식으로는 갈치회와 갈치국, 옥돔구이, 성게국, 자리물회와 오분자기돌솥밥, 흑돼지불고기 등이 유명하다

식당에 관련된 세부정보는 제주도청 관광안내홈페이지(http://cyber.jeju.go.kr)참조.

◇옛사람들의 숨결을 찾아-충남 공주시

백제의 숨결이 서린 충남 공주시는 대구에서는 마음먹고 가야하는 먼 곳이다.

그러나 백제 유적과 유물의 보고인 만큼 아이들 손을 잡고 꼭 가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국보급 유물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무령왕릉과 백제 문화재 1만여점이 보관되어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은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무령왕릉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그 왕비의 합장릉이면서 삼국시대의 왕릉 중 피장자의 신원이 확인된 유일한 무덤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을 비롯해 문화재 1만여점을 보관·관리하고 있다.

올해 11월 2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장군총, 쌍영총, 강서대묘 등 고구려고분벽화모사도 특별전에서는 백제와 고구려의 벽화를 흥미롭게 비교해 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경부 고속도로→천안~공주~논산간 고속도로→정안 IC→23번 국도 이용→공주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사진: 전남 진도에 있는 '세방 해안일주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 크고 작은 섬을 배경으로 한 낙조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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