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탓일까? 우포늪은 이미 유명세를 탔지만 늘 조금은 한산한 편이다.
옆동네인 화왕산은 요즘 주말마다 억새를 감상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유황수가 넘쳐나는 부곡온천도 쌀쌀한 날씨를 타고 인기지만 우포늪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또 주변에는 몇 군데 들러볼 만한 곳도 숨어있다.
그래서 우포늪은 매력적인 곳이다.
◆창녕 우포늪은 어떤 곳?
우포늪의 생성 시기는 약 1억 4천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구를 뒤덮은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海水面)이 급격히 상승하고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내려앉았다.
그 결과 이 일대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던 물이 고이게 되었고 곳곳에 늪지와 자연 호수가 생겨났다.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이 생긴 까닭이다.
크기만 70여만평. 웬만한 망원경으로는 반대쪽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우포늪은 혼자가 아니라 우포늪·목포늪·사지포·쪽지벌 등 4개를 합쳐 우포늪이라고 부른다.
우포늪이 고마운 것은 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생물이나 멸종 위기에 놓인 동식물들을 다 보듬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40여종의 철새를 비롯해 29종의 어류와 37종의 곤충, 72종의 수생식물 등이 확인됐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알려지지 않은 생명체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생태학적 가치로 인해 1997년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듬해인 1998년에는 람사협약(물새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되었다.
이로써 우포늪은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지켜내야만 할 중요한 환경자산이 되었다.
◆도자기 체험은 어때?
우포늪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지면의 구 대학초등학교. 폐교가 된 이 곳에는 '그륵 꿈는 집'이라는 도자기 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의도적으로 틀리게 쓴 맞춤법으로 인해 정감이 가는 이 곳은 사촌 오누이인 김종구(35)씨와 진숙(39·여)씨가 운영하고 있다.
학교의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꽤 인기가 높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알음알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건물 내부에는 작업실과 김씨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전시실, 그리고 여행객들을 위한 쉼터 등이 있고, 쉼터에는 가족이나 단체를 위해 드럼이나 기타 등 악기들도 비치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가족 같은 분위기. 도자기 굽는 일을 가르치는 김씨는 하룻밤 묵는 손님들과 어울려 술도 한잔 하고 노래도 부르는 등 어울림의 재미가 있다고 했다.
건물 한 모퉁이에는 그런 가족 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과 엽서 등이 걸려 있다.
여행객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는 가마에 넣어 구워서 말린 후,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통해 찾을 수 있다.
가격은 당일 1만5천원, 1박2일일 경우 2만5천원. 기본적인 숙식이 제공되며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문의)011-9306-6502, 055)533-6502, 6085.
◆역사 체험도 있어요
창녕군청 가까이에 위치한 교동고분군은 창녕이 과거 또 다른 가야국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이 고분군은 옛날 6가야 중의 하나인 비화가야(非火伽耶)의 무덤들로 사적 제8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곳 고분군은 마치 고령의 대가야고분의 축소판처럼 그 모양새가 쏙 빼닮았다.
1918~1919년 일본인에 의해 그 일부가 발굴 조사되어 대부분 일본으로 옮겨지고 지금은 그 일부만 남아있다.
발굴 당시 금봉관·순금이식(純金耳飾) 등 각종 귀금속으로 장식된 장신구와 철제 무구·토기 등 다량의 유물이 나왔다고 한다.
현존하는 고분 중 21기는 모두 복원한 것으로 그 중 1기는 입구 쪽을 개봉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일본인에 의해 대부분이 파헤쳐지고 훼손돼 자세한 특징들을 알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바로 옆에 있는 창녕박물관에 가면 이곳 고분의 조성방법과 형태, 가야시대의 창녕 역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다.
교동고분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만옥정공원도 잠시 자동차를 세우고 둘러볼 만하다.
면적 1만㎡의 도시공원인 이 곳은 아담해 운치있는 소공원일 뿐 아니라 국보 제33호인 진흥왕척경비를 비롯해 토천 3층석탑·창녕객사 등 많은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산책길마다 낙엽이 쌓여 있어 늦가을의 마지막 운치를 즐기며 여유를 찾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문의)창녕군청 관광진흥과 055)530-2239.
글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사진: '그륵 꿈는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구씨의 작업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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