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빨간 내복'의 신화는 계속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이번주(11월8일-13일) 섬유주간을 맞아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전국민 내복 입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섬유협회 등에 따르면 내복을 입을 경우, 우리나라 전체에서 올 겨울 난방비를 8천442억원 절감할 수 있다. 내복을 입으면 겨울철 난방온도를 6, 7℃가량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섬유산업연합회는 이러한 운동을 통해 침체에 빠진 내의업계의 판매 증대도 바라고 있다.

1960년대만 해도 내복은 상류층이 입는 일종의 사치품이었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1순위로 빨간 내복이 자리잡을 정도로 소중했다.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던 시절, 포근함과 따뜻함을 전해주는 내복은 최고의 인기 효도 선물이기도 했다.

당시 내복은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자는 낙타색 내복이, 여자는 빨간 내복이 주류였다. 빨간 내복이 유행했던 것이 염색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요즘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가장 인기있는 내복이 빨간색인 점을 비춰보면 개발도상국일수록 '역동성'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선호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1960년대 아크릴 소재로 만든 내복은 땀 흡수가 전혀 안되고 정전기가 자주 일어나 1970년대 후반 등장한 면내복에 자리를 내줬다. 면내복 중 단연 최고인기품목은 '3중보온내복'이었다.

겉감과 안감은 촉감을 위해 면을 쓰고 그 사이에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삽입, 두툼하게 만들어 가볍고 따뜻하게 만든 것. 색상도 분홍색, 미색, 흰색 등으로 다채로워졌다.

최근 내복의 트렌드는 보온성보다 활동성을 중시해 얇고 가벼워졌다. 원사도 초극세사, 모달, 텐셀 등 고급실을 사용하고 황토, 녹차, 키토산 등을 함유시킨 기능성 내복도 등장했다. 이재교기자

사진:빨간 내복은 1960년대만해도 최고 인기상품. 사진은 인기가수 박진영이 빨간 내복을 변형, 무대의상으로 입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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