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의 의료이야기-(16)좋은 약국 고르기

그동안 의사와 의료기관을 주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는데, 잠시 약사와 약국에도 눈길을 돌려보자.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에도 약국은 아직 서민들에겐 정서적으로 병·의원보다 문턱이 낮은 편이다.

병·의원에서 받은 처방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도, 상당수 환자들은 의사보단 약사에게 묻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한다.

사람들마다 단골약국이 하나쯤 있을 법하다.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아니면 약값이 싸거나 약사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단골이 된다.

물론 이런 내용들도 단골의 조건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젠 단골의 개념을 '좋은 약국'으로 바꿔보자.

그렇다면 좋은 약국은 어떤 곳일까.

먼저 약국에 갔을 때 약사가 직접 약을 판매하거나 조제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약국에선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종업원(일명 카운터)이 약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흰색 가운을 입고 있는지, 가운을 입은 사람이 약국에 걸린 약사면허증의 사진과 동일인인지 살펴보면 된다.

병·의원과 담합하지 않는 약국이 좋겠다.

병·의원에서 처방전을 주면서 특정 약국으로 가라고 한다면, 그 약국은 아마 병·의원과 담합 관계일 수 있다.

병·의원과 약국의 담합은 처방전의 이중 감시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투약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약분업의 취지를 왜곡하는 행위이다.

약국은 담합을 유지하기 위해 처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거나 환자에게 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약국의 또하나의 조건은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여부이다.

세상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있을 수 없다

예를 들면 해열제로 애용되는 아스피린은 어린이의 수두, 홍역, 볼거리로 인한 발열 증상에 사용했을 때 레이증후군이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의사는 약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먹지 않았을 때의 피해보다 먹었을 때의 이익이 클 경우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약사(의사)가 증상이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투약된 약물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과 대처 방법을 미리 설명해 준다면, 부작용이 생겨도 환자가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복약지도'를 잘 하는 약국을 찾자. 복약지도란 약사가 약을 복용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주의사항을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복약지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먼저 약을 복용해야 하는 정확한 시간이다.

복용시간은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혹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또 음식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관계에 대해 설명해 줘야 한다.

약물에 따라 특정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없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철분제(빈혈약)의 경우 커피, 녹차 등과 같이 복용하면 약의 흡수가 떨어지고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환자 관리를 잘 해주는 약국이라면 금상첨화.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전의 처방을 확인해 부작용 여부를 점검해 준다면 정말로 좋은 약국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좋은 약국의 조건이 이것 뿐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환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몇 가지를 소개했다고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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