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女청소년축구선수권> 한국 조직력 '와르르' 美에 0대3 완패

디펜딩챔피언 미국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한국 여자청소년축구대표팀이 11일 태국 푸켓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세계여자청소년(19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C조 리그 첫 경기에서 미국에 0대3으로 패했다.

한국은 상대 골게터 앤지 워즈누크와 애미 로드리게스에게 전반 2골을 내줬고 후반에는 그레이에게 실점했다.

3골차가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로 한국은 수비라인의 조직력이 와해되면서 완패했다.

미국이란 대어를 낚아 지난 아시아여자청소년선수권 우승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지나친 의욕이 패인이었다.

결과적으로 세계 여자 축구 정상과의 실력 차를 인정하고 수비에 중점을 두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어야 했다.

한국은 장점으로 평가받은 조직력과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 내내 개인 돌파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 상대의 조직적인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반면 미국은 공수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침투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유린했다.

한국은 중앙 수비수인 박은선이 지나치게 공격에 가담하다 공간을 내주면서 상대의 중앙 돌파에 완전히 허물어졌다.

다만 골키퍼 전민경은 미국의 소나기 슛을 여러차례 선방해 대패를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고 9분, 공격에 가담한 박은선이 헤딩슛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수에 걸려 골을 얻지 못했다.

이후부터는 미국의 페이스로 흘렀고 한국의 수비라인은 골문으로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들을 제대로 묶지 못했다.

미국은 전반 15분 라피노에가 박미정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워즈누크가 가볍게 차넣어 기선을 잡았다.

미국은 2분 뒤 로드리게스가 전민경과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다리 사이로 볼을 밀어 넣는 재치있는 슛으로 스코어를 2대0으로 벌렸다.

수차례 실점 위기를 넘기고 후반을 맞은 한국은 수비수 윤영글을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고 5분까지 공격의 주도권을 쥐는 듯 했으나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6분에는 박은선이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줬으나 골키퍼가 막아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27분 역습 상황에서 그레이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1패를 안은 한국은 14일 스페인과 2차전을 벌인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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