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공산화 운동'

국회 사무처소속 서기관인 유시환(39)씨의 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http://www.yoosehwan.com)에 지난 7일 올린 '주체사상 가르치고 있는 공무원 노조'라는 글에서 "전공노는 지난 9월 충남 아산 한 콘도에서 개최한 공무원 노동자 학교에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박세길 조직위원장을 초청, 북한의 주체사상을 공무원 조합원들에게 교육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전공노 교육자료 중 '세상을 바꾸는 철학,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라는 박씨의 발제 내용은 "수령론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북한의 주체사상 및 대남혁명전략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미국의 식민지 역사로, 현 시기를 10년 안에 민주적 자주정부(인민민주주의 정부)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유씨의 글은 "대한민국과 헌법을 수호하고 법을 집행하라고 국민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이 불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한 것도 모자라 대남 적화혁명의 주력군으로 교육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가열찬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 이 나라에는 국가보안법도, 공무원법도, 국가정보원도, 검찰도, 경찰도, 행정자치부도 다 작동을 멈추었다"고 글을 맺었다.

○...유씨의 글에 이어 일부 신문에 박씨의 강연 내용이 보도되면서 예의 한국식 대응과 반응들이 쏟아져 사태의 향방을 점치게 한다. 사건의 본질은 호도 되고 기정사실화 되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용기있게 말한 것만 사건화 되어 말한 사람만 피해를 보는 진행 양상이다. 박세길씨는 "전체의 맥락을 봐야지 일부 표현만 놓고..."라는, 이런 사건에서 흔히 말하는 식의 반박을 했다고 전한다. 검찰과 경찰은 박씨의 문건이 국보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분석중이라고 한다.

○...국회사무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들어 유씨의 징계를 검토중이라고 하는데 전공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유씨는 또다른 글 '80년대 학생운동 진상규명 위원회 설치를 제안하며'에서 386 정치인,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까지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대법원이 전대협과 그 후신인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판결한 것이 언젠데, 그것이 무슨 말이지 태무심하다 80년대 학생운동이 공산화 운동이었다는 유씨의 주장에 깜짝 놀라는 국민들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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