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 속 희망은 있다" 공장매각 대신 임대늘어

불황의 그림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대구지역 주요 공단의 '매각물건'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대신 불경기를 잠시 피해 공장을 임대하려는 사례는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이를 두고 공단 관계자들은 '1년만 참아보면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12일 만난 대구 성서공단의 한 섬유회사 대표는 판로가 늘지 않아 설비가 남아돌면서 공장 일부를 임대할 생각이라고 했다. 벌써 2년전부터 공장을 통째로 팔아버릴까 생각해왔지만 요즘들어서 매각은 성급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안된다, 안된다' 수없이 되뇌이지만 그래도 앞으로가 지금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며 "대다수 CEO들의 정서가 공장규모를 줄여 임대를 놓을 망정, 매각은 할지말자는 인식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했다.

12일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관리공단에 접수된 공장 매각 의뢰는 13곳(1만5천여평). 이 수치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올해보다는 훨씬 나았던 지난해 이맘때 15곳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반면 관리공단에 접수된 공장 임대 물건은 20곳으로, 지난해 이맘때 10곳보다 꼭 2배 늘었다.

김명종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대리는 "외환위기 직후 50여곳에 달하는 공장 매각 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졌으나 1년여만에 모두 팔린 뒤 오히려 공장부족사태가 벌어진 기억도 있어 불경기 종료 이후를 생각하는 기업인들이 많다"며 "더욱이 성서공단의 경우, 지하철2호선이 개통되면 접근성이 좋아져 인력수급에서 획기적인 개선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보여 기업인들이 불경기를 피해 임대를 놓을 망정 매각하기로 결정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달성산업단지도 사정은 비슷해 산업단지관리공단 조사결과 올 봄보다 매각 물건은 더 줄어들었다.

이진목 달성산업단지관리공단 업무과장은 "공단에 신고된 매각물건이 올 봄에만 해도 2, 3개 있었으나 현재는 거의 없다"며 "올해 내내 경기가 너무 안 좋았으니까 '내년에는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한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회 조사결과 올해 상반기 대구지역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로 지난해 같은기간(72.3%)에 비해 1.3%p 하락, 지역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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