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 "부진 원인 찾았다"

"예전 스윙을 찾아야 합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이 타격 부진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승엽은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지난 스프링캠프 때와 지금의 타격을 비디오를 통해 분석했다"며 "지금의 타격 폼을 보면 도저히 야구 선수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현재 자신의 타격 폼에 대해 "도저히 공을 기다릴 수 없는 타격"이라며 "상대 투수들에 주눅이 들어 삼진 당하지 않으려다 자세가 흐트러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국내에서 시즌 56홈런을 날려 아시아 홈런신기록을 세운 뒤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갔던 이승엽은 일본 데뷔 첫 해 100경기에서 타율 0.240, 14홈런, 50타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전 스윙을 찾으면 된다"며 웃음을 짓던 이승엽은 "내년에는 지키지 못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승엽과 일문일답.

--마무리 훈련 마친 소감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쳐서 다행이다. 일본 야구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뛰면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전문가들이나 경험한 사람들이 조언을 많이 했지만 몸으로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 준비 많이 했는데 실력이 안 나와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한국의 최고가 외국에서 최고로 통한다는 게 아니란 것을 깨닫기도 했다.

--제일 힘들었을 때는.

▲내가 해보고 싶은 타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다. 2군 내려갔을 때는 차라리 담담했다.

--외야수로 보직을 바꾸는데.

▲외야수는 너무 힘들다. 9년동안 1루수를 맡았고 또 지명타자로 섰는데, 다음 시즌에는 꼭 한 자리 포지션을 꿰차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마무리 훈련은 잘 치렀나.

▲많은 땀을 흘렸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약점도 찾았다.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었나.

▲일본 투수들은 볼끝이 좋고 코너워크도 뛰어나다.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갖다 맞히는 스윙을 하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내 자세가 흐트러졌다. 도저히 공을 기다릴 수 없는 자세이다. 상체도 움직이고... 모든 것이 흐드러진 상태다. 스프링캠프 때 내 타격과 지금의 타격을 비교해봤다. 내 스윙이 커졌다고 하는 분도 있는데 사실은 작아졌다. 삼진 안 당하려고. 지금 내 스윙을 보면 도저히 야구 선수의 자세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원래 내 스윙을 찾겠다. 늦게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준비도 부족했다. 일본 투수들은 홈런 맞은 코스에 절대 다시 공을 넣지 않을 정도다.

--김병현과 함께 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같은 팀에서 뛰면 좋겠지만 본인이 선택할 문제가 아닌가. 메이저리그에서 굳이 일본 프로야구로 오겠는가.(연합뉴스)

--한국에서 계획은.

▲내일은 쉬고 모레부터 운동량을 늘리겠다. 모교(경북고)에서 운동하게 될 것 같다. 정신 차리고 운동해야겠다. 2차례 스포츠용품사 행사에도 참가한다.

--다음 시즌 목표는.

▲못한 것까지 더해 진짜 잘하고 싶다. 도와주는 사람도 많다. 분석팀과 코칭스태프와도 친분을 많이 쌓았다. 지난 해 웃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올해 그 약속 못 지켰지만 내년에는 꼭 지키겠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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