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는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지난 1995년 민선단체장 선거에서 당선, 취임한 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문 전 시장은 논란끝에 2001년 대회를 포기하고, 또다시 2003년 대회유치에 성공했으나 정작 자신은 대회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3대도시 중 제대로 된 국제대회를 한번도 열어보지 못했던 대구의 위상과 도시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전 시민이 심혈을 기울여 나섰던 U대회유치는 대구를 널리 알리는 결과를 낳았으나 추진과정과 대회개최 등에서 수많은 반대와 갈등 및 공무원의 결재거부 등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유치 반대의 논리는 대회를 치러낼 여력이 있는가하는 문제였다.
지난 97년 국가부도 사태를 맞아 IMF 경제난이라는 직격탄을 맞자, 정부는 물론 대구시민들과 대구시의회 등에서는 대회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 마침내 김대중 전 대통령도 98년 4월 대구시 연두순시를 맞아 U대회유치 재검토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바람에 대구시도 포기를 선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이 발생했다.
대구시는 당시 문 시장이 해외출장에 나선 뒤 98년 8월22일 박병련 부시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대회유치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정부의 포기 권유에도 고수를 외치며 버티었던 만큼 문 시장은 시민들과 시의회 등으로부터 "왜 직접 대회유치 포기를 선언하지 않고 해외 방문길에 나섰느냐"는 공격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도 유치찬반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해 어떤 간부는 대회유치와 관련된 공문서에 결재를 하지 않고 버티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구시 한 공무원은 "문 전 시장까지 거치도록 된 대회 관련 서류에 한 간부 공무원이 결재를 거부, 비워둔 채 시장 결재가 이뤄지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대회준비 과정에서도 각종 경기장 건립과 시설확보 및 대회준비 인력충원 문제가 시급한 과제였다.
인력파견과 관련, 인근 자치단체인 경북도의 고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된 직원들이 잘못 근무하다 자칫 욕(?)을 먹지 않을까 하는 때문이었다.
U대회 조직위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일부 기관에서는 유능한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으려 했다는 말이 나돈 것과는 달리, 이의근 도지사는 '가장 좋은 직원들을 보내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지사는 직원 파견 후에도 공사현장을 찾아 파견 공무원들의 근무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회상했다.
대회준비 과정에서 국제기준에 맞는 경기장을 갖추는 것도 시급했다.
그러나 U대회 한번 사용에 수십억원을 투입하기에는 곤란했고, 조직위 측과 관련종목의 국제단체 임원들과의 힘 겨루기도 종종 일어나 조직위 측이 기지(?)를 발휘, 해결했다.
한 경기종목의 경우 국제기준에 맞춰 새로운 경기장을 지으려면 20여억원을 들여야 할 형편이어서 한국의 '독특한 밤 문화'를 소개하며 임원 설득에 성공, 기존 경기장을 활용토록 해 예산을 절약하기도 했다.
U대회 개최에 많은 관심을 쏠리게 한 북한팀의 참여와 관련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북한팀에 관련됐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북한팀의 '유명세'와 까다로움에 애를 먹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북한팀 지원 업무를 봤던 한 관계자는 "수시로 조건을 내걸어 고생했다"면서 "가끔씩 성의표시(?)를 하면서 그들의 민원을 해결했지만 그리 나쁜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숱한 사연속에 대구U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나 올해 정부의 훈·포장 및 표창으로 인해 마지막 진통이 이어졌다.
공무원들이 장래 승진 등에 도움이 되는 탓인지 대부분의 상을 독차지하는 횡포를 부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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