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네트워크 대구도 본격화

KBS 인기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를 보면서 방청권에 응모했다가 운좋게 당첨된다.

TV를 보다가 맘에 드는 탤런트의 옷을 바로 주문하고, 결혼과 이혼에 대한 토론을 보면서 찬반 여론조사에 직접 참여한다….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집에서 만끽하는 홈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동구 안심주공에서의 4개 시범서비스, 올해 5월 수성구 태왕아너스에서의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를 거쳐 오는 22일 수성구 메트로팔레스에서 본격적인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제공된다.

홈네트워크가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는 안심주공 4단지 30가구에서 시범 4개 서비스가 실시됐다.

사업자는 KT컨소시엄.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 회선의 끝부분에 홈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가정 내 정보단말기와 각종 기기를 유·무선으로 연결했다.

올해 6월 상용화 단계를 거쳐 지금 제공되는 서비스는 VOD(Video On Demand), 홈뷰어, SMS, 생활정보 등 4가지. 모두가 TV 기반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TV를 통해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언제든지 볼 수 있고(VOD), 휴대전화처럼 문자메시지(SMS)도 보낼 수 있다.

공공기관과 백화점 등에서 보낸 정보도 TV를 통해 받아보고, 바깥 어디서든지 인터넷으로 접속만 하면 집안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홈뷰어).

올해 5월 입주한 대구 황금동 태왕아너스의 홈네트워크는 또다르다.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솔루션 '홈비타'가 적용된 태왕아너스는 TV가 아니라, 터치스크린 방식의 홈패드로 시스템을 통제한다.

에어컨,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 집안의 가전기기를 통합·조정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인터넷만 접속되면 휴대전화나 사무실에서 가스밸브를 잠그고, 단지 안을 모니터링하는 등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홈패드는 컴퓨터로서 TV, 라디오, 디카, MP3플레이어 기능에다 이웃과 화상통화도 할 수 있는 '만능박사'인 셈이다.

하지만 솔직히 홈네트워크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자면,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1단지 70가구에 KT 컨소시엄의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시작되는 22일까지 며칠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만촌동 메트로팔레스에는 △양방향 DTV(디지털TV): 인터넷 연동 TV전자상거래, 여론조사, 교육, 모바일, 게임 △홈오토메이션: 정보가전제어, 생활가전제어, 원격검침, 방문자 확인 △헬스케어: 원격영상의료상담, 원격체력건강상담 △홈시큐리티: 홈뷰어, 재난방지 및 출동, 침입탐지 및 출동 △인포테인먼트: 전자정부서비스, 지역·생활정보, 맞춤정보, VOD, 네트워크 게임, 인터넷방송, 서비스 목록 확인 및 이동편의성 제공(ESG) 등 5개 분야 21개 서비스가 제공된다.

완전한 홈네트워크가 구현될 경우, 유비쿼터스 환경(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접근이 가능한 세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정부는 KT컨소시엄(수도권, 대구, 광주)과 SK텔레콤컨소시엄(수도권· 부산· 대전)을 통해 2007년까지 전체 인구의 61%인 1천만가구에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프라 구축 비용 732억원과 기술개발 및 표준화 지원146억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홈네트워크 분야를 통해 14조원의 국내생산과 53억달러의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여는 성장동력 중 하나가 바로 홈네트워크인 셈이다.

기업들 대응도 빨라, 삼성전자는 그룹 관련 계열사를 망라해 '홈비타'를 선보였고, 곧 이어 지난해 12월 LG전자는 대우일렉트로닉스와 홈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포괄 제휴를 맺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용우 주임연구원은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은 2005~2007년쯤 개화기를 맞을 것이지만, 미국 등 해외시장은 이보다 1,2년 늦어질 전망"이라며 "그만큼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의 선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대구본부 송준몽 과장은 "디지털홈 시대를 여는 가장 큰 걸림돌은 가전회사, 건설회사 등 이해 당사자간의 표준화에 대한 합의"라면서 "이미 일본과 중국은 홈네트워크 여러 분야의 표준 규격에 합의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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