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7일 천신만고끝에 몰디브를 꺾고 조 1위를 확정해 8개팀이 겨루는 2006독일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과 베트남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데 이어 세계축구 최약체나 다름없는 몰디브와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해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옷을 벗고 본프레레 감독 체제에서도 2004아시안컵 8강 탈락, 베트남전 졸전 등 살얼음 행보가 거듭됐던 한국축구는 일단 최대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무너졌더라면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돼 한국축구가 적어도 오는 2006년 말까지 문을 닫아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승리를 신고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골 결정력 난조의 고질병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등 통쾌한 승리가 아니어서 월드컵 4강국 치고는 쑥스럽다는 지적도 적지 많다.
어쨌든 최종예선에는 4.5장의 독일행 티켓이 걸려 있어 오히려 2차예선보다도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이 월드컵 6회 연속 본선무대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을 포함해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대표팀 인선에 있어 해외파와 한일월드컵 태극전사는 주전이고 국내파는 벤치용이라는 등식이 알게모르게 성립돼 지난해 '오만쇼크'처럼 적지 않은 선수들의 동기 유발을 저해한 것은 꼭 짚어봐야 할 사안이다.
물론 팀내 경쟁을 해도 개인 기량이나 팀워크를 포함한 정신력, 전술 적응력 등에서 해외파가 월등하다면 별 얘기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전문가는 물론 축구팬 대다수가 한국이 살떨리는 침체기를 맞았던 가장큰 원인으로 정신력 실종을 꼽았다는데 있다.
세계축구가 점점 평준화하고 있는 추세에서 정신력 무장은 승리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정신력 약화는 팀 조직력 난조로 이어져 패배의 빌미를제공하는 것이 사실이다.
전쟁의 상처로 변변한 훈련장에서 담금질을 못했던 이라크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헝그리정신'을 앞세워 4강에 오른 것은 타산지석의 교훈이다.
투지와 정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뛰지 않으면 과거 히딩크 감독이 '베테랑' 홍명보와 안정환(요코하마)을 과감히 제외한 것 처럼 대표팀 탈락의 불명예를 맛볼 수 있다는 경고를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치열한 경쟁으로 주전을 가리는 서바이벌시스템을 가동해 체력 등 몸상태가 기준 이하로 판명되면 '팽' 조치를 취하는 등 열심히 뛸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래 한국축구를 짊어질 '젊은 피'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자주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날 굳게 잠겼던 몰디브의 골문을 열어 젖힌 것은 다름아닌 '새내기' 김두현이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프레레 감독은 신예들이 당장은 주전 확보, 멀게는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을 통한 해외 진출 등 목표 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한발짝 더 뛸 수 밖에 없는 것을 십분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이와 함께 유로2004에서 웨인 루니(잉글랜드) 등 10대 골잡이들이 맹활약한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급에서도 될성부른 인재를 전격 발탁해 잔뼈를 굵게 만들어주는지혜도 필요하다.
'한국판 마라도나'로 통하는 최성국(울산)이 연습생으로 히딩크 감독의 월드컵대표팀에 승선한 뒤 가파르게 성장한 사례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또 A매치 추진에 있어 차출 등 난조에 많겠지만 홈 위주의 경기를 탈피해 이웃일본처럼 선진 축구의 산실인 유럽 원정을 통해 값진 경험을 쌓게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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