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탕 해임'…새 시향지휘자 누가 될까

대구시립예술단이 신병 치료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상임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에게 최근 해임을 공식 통보하고 새 지휘자 물색에 들어가면서 누가 새로 대구시향 지휘봉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시립예술단은 '질병 또는 건강상의 문제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해임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을 들어 박탕 조르다니아에게 해촉 사실을 알렸다.

올해 말 계약 만료를 앞둔 조르다니아는 연주회를 불과 보름여 앞둔 지난달 말 혈전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해 입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현재 차기 지휘자 물색 과정에서 내국인을 선정하자는 분위기가 급부상,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구시립예술단은 단원들의 줄서기나 학연·지연 등의 폐단을 막기 위해 지난 95년 박성완 4대 지휘자 퇴임 이후 외국인을 지휘자로 위촉해왔다.

5대 라빌 마르티노프(96년 1월~97년 12월), 6대 보구슬라브 마데이(99년 10월~2001년 9월), 7대 박탕 조르다니아(2002년 1월~2004년 12월)가 교향악단을 이끌었다.

그러나 박탕 조르다니아의 경우 국내 체류기간이 모두 12주에 불과해 연주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점,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악단 통솔력, 문화적 차이에 따른 문제 등을 노출시켜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

이런 이유로 내국인으로 지휘자를 위촉하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을 뽑기 위해서는 시립예술단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구시립예술단 운영 조례에 따르면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계약을 통해 정하도록 되어 있지만 내국인의 경우 타 시립예술단체와 형평성 등을 고려, 일정한 급여를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경우 지휘자의 급여액이 수천만원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명망있는 지휘자를 초빙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구시립예술단은 조례 개정을 통해 내국인을 지휘자로 위촉하는 수순을 밟을지 아니면 다시 외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길지 고민에 빠져 있다.

한편 대구시립예술단은 지휘자 선임이 늦어질 것에 대비, 부지휘자를 우선 뽑아 비상체제로 교향악단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또 올해 남은 교향악단 연주회 일정은 객원 체제로 운영한다.

19일 '수능생을 위한 음악회'와 '함께가는 음악회'는 김원모 전 단국대교수, 26일 '창단 40주년 기념 연주회'는 박성완씨가 지휘를 맡는다.

내달 6일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는 최선용 전 경기도향 지휘자, 17일 '시립교향악단·합창단 송년음악회'는 이상길 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진행한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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