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와 외국어 영역에서 범교과적 내용을 바탕으로 한 반면 수리와 탐구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측정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춘다는 출제 원칙을 지켰다"며 "단순 기억이 아니라 문제를 탐구,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언어=지문이 짧아지고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을 주로 선택해 수험생 부담이 줄어든 것이 가장 달라진 점.
듣기의 경우 이야기·강연·대화·인터뷰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해 실제성을 강조했다. 쓰기에서는 학업 또는 실생활에서의 쓰기 과제와 관련된 종합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문학과 비문학 영역의 지문은 각각 4개(21문항), 6개(25문항)로 9월 모의평가와 유사했다. 문학에서는 7차 교육과정의 문학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이 주로 선택됐다. 현대시는 '낡은 집'(이용악)과 '은행나무'(곽재구), 현대소설은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 고전소설은 '최고운전'이 나왔다. 비문학 지문으로는 '척추동물 호흡계의 진화과정'(과학), '판유리 생산 공정의 혁신과정'(기술), '선거 보도의 효과 문제'(사회) 등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수리=교과서에 수록된 기본적 계산능력이나 수학적 개념·원리·법칙의 이해를 확인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또 고교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적용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문항도 출제됐다.
문항 유형으로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고 논리적 추론을 통해 참 또는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과 증명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출제됐고, 2개 이상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적용해야 풀 수 있는 문항도 제시됐다.
전체적으로는 쉬운 문제와 중간 정도 난이도의 문제가 주축을 이뤘으나 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해 고차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도 일부 출제됐다. 단답형 문항의 출제비율은 30%였고 답은 3자리 이하 자연수로 표기하도록 했다.
■외국어(영어)=출제범위에 심화·선택과목이 포함되면서 어휘와 지문 수준이 약간 높아졌으나 빈도가 높은 어휘가 많이 활용됐다.문항 유형은 50문항 중 듣기·말하기 문항이 17개, 독해·작문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33개였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문법과 생소한 어휘 문제가 지난해 2개에서 5개로 늘어난 데다 앞쪽에 배치돼 체감난이도가 높았다.
듣기 문항은 대화나 담화 내용의 사실적, 추론적, 종합적 이해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나왔고 말하기는 대화나 담화를 듣고 상황에 가장 적절한 응답을 고르는 문제가 출제됐다.
읽기는 지문 길이가 단일 문단은 80∼120단어, 장문은 210∼300단어 등으로 예년보다 길어졌다. 문항은 지칭어가 가리키는 내용 추론하기와 어법에 맞는 표현 찾기 및 빈칸에 들어갈 단어·구·절 추론하기 등의 유형이었다. 쓰기 문항은 글의 순서를 적절하게 배열하는 것과 글의 흐름에 맞게 문장을 삽입하는 문제 등이 나왔다.
■사회탐구=윤리·역사·사회적 상황 등이 소재로 제시됐으며 탐구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의 소재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내용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이나 시사적인 내용도 활용됐다.
미디어 선거운동, 지구 온난화 현상, 인구 고령화, 고구려사의 한국사 귀속의 당위성, 판결문에 대한 법률적 해석, 환경문제의 경제학적 분석, 국제적 분쟁 등도 나왔다.
이와 함께 개념 및 원리의 이해, 문제 인식과 파악, 탐구 설계 및 수행, 자료 분석 및 해석, 결론 도출 및 평가, 가치 판단 및 의사 결정 등 6가지 평가요소를 골고루 반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과학탐구=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과 과학적 상황을 소재로 이해와 적용, 문제인식과 가설 설정, 탐구 설계와 수행, 자료 분석과 해석, 결론 도출과 평가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이 고루 출제됐다.개념의 이해와 적용에 해당하는 문항은 40% 이내로 출제됐으며 새로운 유형의 문항도 다수 포함됐다.
소재로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재인 놀이공원, 미끄럼틀, 수영장 물 소독, 두부 제조,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이 활용됐다. 과학에서 실험이 중요한 점을 감안해 실제로 실험해 본 수험생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
■제2외국어·한문=고교 2학년 과정에서 이수하는 외국어Ⅰ과 한문 과목의 범위 내에서 출제됐다. 정한 과목별 기본 어휘표와 의사소통 기능 예시문, 사용가능 문법 사항의 범위 내에서 문제가 나왔다.
지문의 문맥을 통해 내용 영역과 행동 영역의 수준을 측정하고 응용력과 추리력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설정한 대화문 등이 나왔다. 특히 달력과 안내문, 시간표 등의 사실 자료와 약도, 퍼즐, 삽화, 사진, 표지판, 명함 등의 시각 자료를 활용한 문항도 출제됐다.한문은 속담과 격언, 명언과 명구, 산문 문장, 한시를 활용한 문항이 출제됐으며 문학, 역사, 철학 등 전통 문화와 관련한 문제도 나왔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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