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둘러싼 정부 고위층의 발언들이 국민들의 가슴을 쿵쿵거리게 하고 있다. 대통령의 LA 발언을 비롯해 국방'통일부 장관들이 새 국방백서에 '북한=주적(主敵)' 표현 폐기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까지 여기에 가세했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이후 내놓지 못했던 국방백서의 내년 1월 발행 예정인 '2004년판 국방백서'에는 주적이라는 용어가 삭제될 것은 확실해졌다. 여전히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의 반대가 거세질 것은 뻔하다. 이 문제가 또 우리 사회에 어떤 분란으로 이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장관들의 주장은 이렇다. "특정 국가가 주적이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달라진 남북 환경을 고려해 주적 개념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백서를 못 낼 정도로 전부터 논쟁이 있어 왔고 국가적으로도 민감한 문제여서 그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서로의 주장들이 너무 극명하게 대치되고 있으며 상당수 국민들은 이 문제에 이성보다는 감정이 묻어 있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가 대사에 왜 감정들이 묻나. 방법은 국민합의를 끌어낼 대화지만 지금 그 어떤 대화의 마당이 펼쳐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 솔직히 안보면에서는 큰 위협이다. 핵 미사일을 소지하려 하고 탈북자들이 해마다 늘어나며 미국은 북한인권법마저 제정했다. 그렇지만 글로벌 시대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화해와 협력 동반자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바라보는 식견들이 아쉽다. 비록 국방백서에서나마 '주적 개념'은 서로의 주장에 빠져 '삭제다' '안 된다'에서 한 발짝 나아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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