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계희)자율출근 제도화돼야

요즘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면서도 제도적인 뒷받침은 전혀 없어 아쉽다. 아이 2명을 둔 주부직장인으로서 아이를 한명 더 낳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육아의 현실이 너무 암담해 포기해야만 했다.

작은 아이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큰 아이는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낸다. 남편이 일찍 출근해버리기 때문에 아이들 밥 먹이고 어린이집 보내기 준비 등 모든 걸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아침이면 어김없이 전쟁이 시작된다. 아마 직장 생활을 하는 엄마들은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정부에서 분유값을 지원한다느니 자연출산에는 의료비를 낮추어 준다느니 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한다고 했다. 이런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부딪히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어쩌면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취학전 아동을 가진 직장인은 아침에 30분만이라도 출근시간에 여유를 주어 자율출근하는 제도가 시급하다. 직장과 집안살림을 하는 직장인 여성은 슈퍼우먼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의 한 주부는 내년부터 직장을 그만 둔다고 했다.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월급도 많이 받지만 육아문제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직장에 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취업하기도 힘든 요즘 육아문제는 직장을 그만두게 할 만큼 힘들고 심각하다.

여성들이 사회생활로 인해 출산을 거부한다면 우리사회는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직장에서는 여성이 육아를 하면서 직장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슈퍼우먼을 요구하고 있다. 아침 시간 자율출근제를 법적으로 제도화시켜 주기를 바란다.

김계희(대구시 죽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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