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송년데이트 어때요"
최근 대구 공연계 최대의 화두는 '뮤지컬'이다.
수년째 얼어붙은 불경기 여파로 대구 문화계의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유독 뮤지컬 시장은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공연기획자들 사이에서 대구가 지방 최대의 뮤지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돌 정도.
지난해 아시아투어에서 지방도시로는 유일하게 대구만 찾아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던 뮤지컬 '시카고'에 이어 '캣츠'는 4만3천여명의 대구시민들이 관람하는 등 기록적인 스코어를 올리기도 했다.
그 여세를 몰아 올 들어서도 '캬바레',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국내외 뮤지컬들이 대거 지역 무대에 올랐다
연말과 내년에도 여러 편의 뮤지컬 대작들이 대기 중이어서 그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잇따르는 대형뮤지컬
올 연말부터 대구시민들의 눈과 귀는 국내외 대형뮤지컬 공연 때문에 다시 한 번 즐거워질 것 같다.
첫 테이프는 내달 3일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를 뮤지컬 음악의 귀재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끊는다.
RUC(The Really Useful Company Pty Ltd.)와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 CJ엔터테인먼트(대표 박동호)가 공동제작한 '…슈퍼스타'는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과감한 실험성과 음악적 완성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작품. 특히 이번 대구공연은 그동안 종교성을 짙게 가미하느라 원작의 파격적 내용과 실험성을 살리지 못했던 점에서 탈피, 원작을 그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초에는 지방 공연 사상 최장기간(6주), 최다횟수(50회) 기록을 세울 뮤지컬 '맘마미아'가 지방으로는 유일하게 대구를 찾는다.
내년 1월 15일부터 2월 말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맘마미아'는 현재까지 5년 가까이 세계 뮤지컬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작품. 7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스웨덴 그룹 '아바'의 귀에 익은 리듬과 선율에서 출발하는 '맘마미아'는 10, 20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어필을 할 것으로 보여 기대치가 높다.
온오프 브로드웨이 사상 가장 유쾌한 로맨틱 뮤지컬 코미디로 평가받는 '아이 러브 유'도 내년 6월쯤 대구 무대에 설 예정이다.
또 현재 서울공연이 한창인 뮤지컬 '미녀와 야수'와 지난 2001년 서울공연 당시 24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관객동원 기록을 세웠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내년쯤 대구 공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뮤지컬 도시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람료가 비싼 뮤지컬이 대구시민들의 지갑을 쉽게 열게 하는 이유가 뭘까. 공연기획자들은 대구가 가진 높은 문화수준과 그에 따른 문화욕구, 그리고 구매력을 꼽았다.
신시뮤지컬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대구는 중장년층 관객이 많아 문화소비층이 두터울 뿐 아니라 고급 문화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를 능가해 서울이나 외국의 공연기획자들은 지방 공연을 계획할 때 대구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에서 요 몇 년 새 뮤지컬 공연이 잇따라 성공한 것은 모두가 아이러니하게 생각하는 사건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경제와 상관없는 대구시민의 높은 교육 및 문화수준과 욕구, 그리고 공연장 등 풍부한 인프라가 빚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예술기획 성우 배성혁 대표는 "다소 무거운 느낌보다 가벼우면서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을 선호하는 대구시민들의 취향에 화려한 쇼로 무장한 뮤지컬이 잘 맞는 것 같다"며 "여기에 춤, 음악, 드라마, 화려한 쇼 등 볼거리가 풍부한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사진: '아이 러브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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