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국민연금운용주체의 민간 독립기구화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혀, 연기금 투입을 둘러싼 여권내 이견이 다시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완전히 민간독립기구가 맡도록 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주장으로 이는 공공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운영은 전문가들이 하되, 복지부가 건전성 감독을 하고 최종 관리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연기금을 민간 독립기구에서 별도로 운영하도록 의견이 모아졌다는 당.정.청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과 상당한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청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이 연기금운용 주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김 장관의 발언은 '공공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게 당 주변의 시각이다.
당.정.청 참석자들은 연기금을 독립적 투자전문회사가 운용토록 하자는 한나라당과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 임시기구인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자산운용위'로 독립기구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전문회사가 자율적인 판단과 시장원리에 따라 투자를 결정토록 해 수익률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국민연금은 사실상 '국민의 적금통장'인 만큼 공공성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그러러면 복지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것은 좋은데, 수익을 높이는 것은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다. 사고가 일어나서 적자를 보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반문하고 "국민연금을 마지막에 지급해야 할 책임은 (독립기구가 아닌)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고 사용해야지 마치 국가재정인 것처럼 마음대로 쓰면 국민연금이 난관에 봉착한다"며 "민간 CEO에게 운용을 맡기면 수익률 확대에만 치중할 뿐, 공공성은 완전히 무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이 이처럼 당.정.청 회의내용에 또다시 이견을 낸 것을 놓고 경제부처와 당이 국민연금을 경기부양용으로 투입하는 것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있다.
그러나 김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또다시 여권내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정.청간에 최종안이 나오지 않았고 야당과의 협상도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김 장관의 발언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당.정.청간에 이미 원칙이 합의됐다"며 "야당과의 협상을 앞둔 시점이어서 정확한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의 이같은 지적을 놓고 국민연금 활용을 둘러싼 국민적 우려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경제부처 및 당지도부와 너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주무부처에서 자꾸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여권내 정책혼란 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정경제부도 이날 '사전 상의없이 경제부처가 종합투자계획 활용을 결정했다'는 복지부측 주장에 대해 "사전에 논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에 대해 "결과적으로 미안하게 됐다"는 말을 남겼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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