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란 무엇인가. 운동의 일종이다.
어떤 방식의 운동인가. 매우 간단하다.
방식이나 규칙은 간단하지만 골프라는 운동을 하려면 쌀농사 짓는 논 수십 마지기보다 넓은 공터가 있어야 한다.
최소한 내가 다니던 삽교초등학교 운동장 20여개, 아니 50개 정도 합친 넓이의 땅이 필요하다.
그 어마어마한 넓이의 땅에 손바닥 반 만한 사이즈의 구멍을 18개 뚫어놓으면 그게 바로 국제 규격의 골프장이 된다.
구멍과 구멍 사이에 초록빛 잔디가 깔려있으면 금상첨화다.
골프장이 완비되면 구멍과 적절한 거리의 특정 장소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되는 건데 골프란 운동을 맨손으로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계란보다 좀 작은 동그랗고 딱딱한 공이 있어야 하고 그 공을 쳐낼 수 있는 기다란 막대기 끝에 쇠뭉치가 달린 소위 골프채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원래는 골프채 한 개로 골프공을 치고 다녀도 무방한데 요즘 보통은 한 사람이 열댓개 씩의 골프채를 들고 다닌다.
볼이 놓인 경우에 따라 골프채의 길이와 쇳덩이 모양이 다른 채로 선택해서 치기 때문이다.
이 때 장갑은 껴도 되고 안껴도 된다.
좀 두꺼운 성냥개비 모양의 티라는 게 있는데 티 위에 공을 올려놓고 치거나, 티 없어 그냥 치거나, 치는 사람 맘에 달렸다.
골프라는 운동에도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어서 아무데서나 티를 꽂고 칠 수는 없다.
골프라는 운동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복잡하다.
혼자서 심심풀이로 칠 수도 있고, 여럿이 함께 칠 수도 있고, 그냥 친목으로 칠 수도 있고, 시합이나 내기를 할 수도 있다.
골프를 잘 치느냐 그러니까 골프공을 구멍에 작은 타격 숫자로 빨리 넣을 수 있느냐, 타격 숫자가 좀 많아져서 좀 느리게 넣느냐, 그것이 골프 시합의 경우에는 큰 관건인데 시합이 아닐 때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골프를 치는 사람 맘대로 타수를 적게 칠 수도 있고, 좀 많게 칠 수도 있는 건데 사람이라는 것이 참 이상해서 골프채만 들면 사람 자체가 변해버린다.
예외없이 전부다 타이거 우즈처럼 쳐야겠다는 욕망에 불탄다.
그래서 결국엔 목숨을 걸고 죽기살기로 친다.
나라는 사람은 태생이 시건방져서 남자가 아무리 체력단련용 운동이라지만 어찌해서 하루에 운동을 하는데 대여섯 시간을 허비할 수 있느냐며 골프를 맹렬히 저주해왔다.
그러다 5년 전 어느 예쁜 여자가 한번 해볼 것을 권하는 바람에 그만 밸도 없이 골프의 유혹에 빠진 신세가 되었다.
내 얘기는 지금부터다.
흔히들 골프를 인생살이에 비유한다.
매우 그럴 듯하다.
하지만 나는 최근 골프 때문에 삶의 무상, 삶의 덧없음을 절절히 느낀다.
내 얘기의 핵심은 인간이 결코 성장하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거기서 거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뭐냐하면 이미 아주 어렸을 적, 수십 년 전에 내가 일곱여덟 살일 때부터 우리는 사실상 골프라는 운동을 해왔다.
땅 바닥에 작은 구멍을 대여섯 개씩 뚫고 손가락 사이에 구슬을 튕겨서 구멍에 빨리 넣는 운동을 했었다.
운동의 형식상 골프와 조금치고 다를 바 없었다.
그때에도 누가 빨리 넣느냐 아웅다웅 했었는데, 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수십 년을 살아왔다는 자칭 성인 어른들이 지금도 골프장에서 너가 잘 쳤느니 내가 잘 쳤느니 아웅다웅을 해대니 어찌 한심하지 않냐는 얘기다.
어떤 땐 애들보다 더 치시하게 싸운다.
비싼 골프채를 들고 말이다.
골프를 세상에서 제일 잘치는 타이거 우즈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가길래 한마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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