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간장과 된장의 쾨쾨한 냄새(異臭)를 제거할 수 있는 균주와 발효기법이 최근 영남대 연구진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전통식품을 세계인의 식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맛이 담백한 한국 전통 된장·간장은 국, 찌개, 나물무침 등에 주로 사용되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요리할 때 발생하는 대변과 유사한 쾨쾨한 냄새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 외국인들로부터 외면받는 경향이 있었다.
쾨쾨한 냄새의 원인은 전통 메주 제조에 이용되는 균주의 99%를 차지하는 바시라스 서브티리스(Bacillus subtilis) 그룹.
이 때문에 일본식 간장(쇼유)과 된장(미소)은 바시라스 서브티리스 균 없이 아스파라기라스 오리제(Aspergillus oryzae) 균만이 생육할 수 있는 조건에서 제조한다.
그러나 달고 맛이 진한 일본식 된장·간장은 우동국물이나 수프로 사용되는 등 우리 전통 된장·간장과는 용도가 전혀 다르다.
영남대 김종규 교수팀(응용미생물과) 이 전통 된장·간장의 혐오스런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 것은 2002년 10월 농림부와 샘표간장의 연구용역을 위탁받은 후부터. 2000년 한국과 일본이 된장·간장을 세계식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코덱스(Codex) 규격 초안을 작성, 한국식 간장과 일본식 간장의 특징을 밝히던 중 한국식 간장의 불쾌한 냄새를 그대로 두고 세계인의 식품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김 교수는 그동안 200여편의 각종 논문과 연구보고서를 내면서 장류를 집중 연구해 왔다.
2년간 경산 자인농협에서 제공받은 전통 된장·간장으로 연구한 결과, 아스파라기라스 오리제를 삶은 콩에 접종해 30℃에서 7일간 배양한 배양물을 재래식 된장·간장이나, 바시라스 서브티리스로 제조한 메주에 20% 비율로 첨가하여 숙성시키면 쾨쾨한 냄새가 없으면서 풍미가 우수한 장류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재래식 메주 제조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바시라스 서브티리스를 돌연변이시켜 악취의 성분인 부치릭산(낙산:butyric acid)을 생산하지 않는 균으로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영남대 부설 장류연구소와 농촌진흥원 등을 통해 이번에 개발한 이론과 기술을 전국의 독농가들에게 무료로 전수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 식문화의 다양성을 보존 육성하고, 전통식품을 세계식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각 지방의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053)810-2393.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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