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1시 대구교도소(소장 강보원) 보안과 앞 정원.
'가족 만남의 날'을 맞아 평소 철통 같은 보안이 요구되는 장소지만 이날만은 특별히 가족들에게 출입이 허용됐다. 면회 때는 철망을 앞에 두고 3분 정도 주어진 면회시간이 아쉬워 눈물 훔치며 돌아간 가족들이었으나 이날은 예외였다. 교도소 측이 특별히 2시간 동안의 면회시간을 허용한 것. 거기다 입회하는 교도관도 없었다.
가족들은 음식을 갖고 찾아와 수용자를 위로했으며 그들은 가족의 따뜻한 품속에서 출소의 그 날을 기다리며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분위기였다. 손을 맞잡은 부부와 그 옆에서 귀여운 재롱을 부리는 딸 아이, 늙으신 부모님이 떠주는 밥숟갈을 대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한 수용자.
또 다른 수용자는 "갇혀있는 동안 면회 온 가족들의 얼굴을 대면하고 목소리를 들었지만 손을 잡고 몸을 부대끼기는 처음이어서 자유의 품이 얼마나 그리운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수용자는 69명. 교도소 측은 1년 이상 복역한 사람들 중에서 모범 수용자들을 골랐다. 가족들은 200여명이나 참석했다.
가족과 재소자는 즐겁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교도소 측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반입 금지된 물건이 수용자들에게 건네질 수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마약은 경계 대상 1호이다.
가족 만남의 날 행사 기획은 가족과의 끈끈한 정을 확인할 수 있다면 재범 발생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든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강보원 소장은 "재소자들의 최대 희망은 출소이고 그 다음이 가족들과의 만남인 만큼 보안에 대한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행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