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비군훈련 수송차량 횡포

"무려 1시간 40분을 기다렸는데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25일 오전 7시부터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맞은편 인도에는 예비군 26명이 추위에 떨면서 예비군 수송차량을 1시간 40분이나 기다렸다.

'이제나 저제나 오려나'했던 수송차량은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갑자기 연락을 받은 중구 삼덕동 예비군대장이 현장에 와서 인원파악을 하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윤모 삼덕동대장은 부랴부랴 부대로 전화를 했고, 훈련교장에 있던 수송차량이 다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도착했던 시간은 오전 8시40분. 그러나 뒤늦게 예비군을 태우러 온 ㅌ관광 25인승 버스 운전사는 사과 한마디 없었으며, "차비부터 빨리 거두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3시40분쯤에도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예비군 교육이 끝났지만 차량은 1대만 와 있었고 중구청 방면으로 가는 예비군들은 1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또 남구청으로 가는 버스 운전사는 오전에 주지도 않았던 '왕복티켓'을 내야 탑승이 가능하다고 해 20여명의 예비군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예비군들은 결국 버스회사에 전화로 확인을 한 뒤에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이렇듯 수송차량의 형편없는 서비스 때문에 곳곳에서 예비군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예비군 4년차인 이모(27)씨는 "평소에도 수송버스는 출발시간 7시를 제때 지키는 법이 없이 보통 10~20분 정도 늦는다"며 "매년 같은 회사가 예비군 수송에 나서는데 독점을 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엉망인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올해가 마지막 예비군 훈련이라는 김모(30)씨는 "왜 내 돈을 주고 불친절한 관광버스를 이용해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고, 다른 예비군들도 '너무 늦었으니 그냥 교육받은 걸로 하자'는 등 비아냥 섞인 말들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ㅌ관광 측은 "25일에는 운전사가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이어서 너무 일찍 출발했거나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고, 26일에는 오전· 오후 운전사가 달라 착오가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제50사단 소속 대구지역 예비군들을 수송하고 있는데 최근 운전사 고용문제, 운영적자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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