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역의 날-우린 이렇게 뛰고 있다

"자체 기술뿐입니다." "경영 슬림화가 뒷받침돼야죠." "업종 다변화가 대세로 떠오를 겁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수출 외길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역 기업들이 밝힌 '경영 비법'이다. 남모르는 얘기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다는 게 비법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성과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문)기술력 개발 등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소는 무엇인가?

답)디보스=LCD TV를 생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26개의 방송 수신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제조가 가능하다. 81명의 직원을 두고도 TV설계 능력과 디자인 기술을 지니고 있으며 자체 기술 노하우가 충분하다. 2000년 설립 당시 10년 이상 경력의 엔지니어들을 핵심으로 구성한 게 적중했다. 신속한 의사 결정 등 경영에 속도를 불어넣는 데에도 주안점을 뒀다.

윔스=2000년 설립과 동시에 경영 슬림화를 추구했는데 이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수기 기술 개발과 품질 관리만 맡고 생산과 마케팅을 100% 아웃소싱했다. 1천450가지가 되는 부품 중 98%는 국산 제품이며 2%는 전략적 필요에 따라 일본산을 쓰고 있다. 우리가 모델을 개발하면, 아웃소싱업체들이 생산하고, 일본의 마케팅업체가 주 수출 대상지역인 중국 시장을 뚫는다. 이런 시스템으로 설비 투자에 따른 ㎸?부담과 재고 부담을 최소화했다.

리모트솔루션=94년 설립, 리모컨을 주로 생산하면서 지난해부터 게임용 모니터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현재 210여명의 임직원이 국내 가전3사의 협력업체 등과 경쟁하면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터치 방식의 디지털 리모컨도 개발,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고 있다. 주문에 따라 생산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주요 시장인 미주지역의 미국 로스 앤젤레스에 무역 사무실을 개설, 의사 소통 속도를 높이고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성신텍스타일=76년 성신직물로 출발, 임가공 제품에 주력하다 98년부터 원단 생산에 나서면서 기술적으로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어 승부해왔다. 100여명의 임직원으로 면, 스판덱스, 교직물을 주로 생산하는데 현재 음이온이 영구적으로 방출되는 신소재 첨단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여기에 감성(촉감)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문)수출을 통한 성장 과정은 어땠나?

답)디보스=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넓혀오면서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01년 93억원, 2003년 455억원, 올해 9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NEC, 카시오, 프랑스 라마 등 세계적 업체에 대한 OEM, ODM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 한편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면서 해외 고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이 3위, LG가 4위, 디보스가 8위이며 스위스에서는 삼성과 LG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윔스=2001년 300만달러, 2002년 500만달러, 지난해 2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등 수출액이 늘고 있다.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예전에 월 7~10대의 자수기를 만드는 데 그쳤으나 이제 월 30대의 자수기를 생산하고 있다.

리모트=솔루션해외 영업팀이 미국, 멕시코 등 주요 시장과 일본, 홍콩, 중국 등을 공략 중이고 미국 현지에 개설된 무역사무실을 통해 소비자의 속성 변화 등을 제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994년 설립 후 지난해 2천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

성신텍스타일=98년 수출에 나선 뒤 2002년 500만달러, 지난해 800만달러, 올해 1천만달러를 달성했다. 미국, 중국, 프랑스 등지에서 열리는 섬유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참관해 제품 정보, 경향 등을 파악하고 있고 이를 제품 생산에 반영해왔다. 제품의 질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도 중점을 둬 매출을 신장시킬 수 있었다.

문)무역시장 개척의 어려움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목표는?

답)디보스=LCD TV의 제품 격차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가 미국과 유럽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으나 지역 기업으로선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많다. 정부 등의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해 더욱 성장하려고 한다.

윔스=초창기 중국시장에서 회사 인지도가 없어 고전했으나 일본 내 마케팅법인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내년에 두바이박람회, 베트남박람회 참가를 통해 동남아, 인도 등 서아시아, 중동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주요 목표이다.

리모트솔루션=리모컨에 대한 소비자 취향에 기호적인 면이 많아 제품 사이클이 짧다. 소비 성향을 파악하는 데 소홀해지면 뒤처지므로 변화에 더 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미주지역 이외의 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노력하겠다. 내년 5천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성신텍스타일=제품의 수명 주기가 2, 3년으로 짧아지고 있어 신소재 제품을 개발,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 과제이다. 섬유 전시회를 통한 무역 정보 수집에 치중하고 있는데 정보력을 더 높이고 에이전트에 의존하고 있는 무역방식을 직거래 방식으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기존 고객의 요구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새로운 시장도 발굴할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사진설명

(위)자수기 생산업체 (주)윔스는 기술 개발과 품질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생산과 마케팅을 아웃소싱하는 과감하고도 독특한 경영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운데)많은 섬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판과 교직물을 제조하는 성신텍스타일은 신소재 제품 개발과 디자인 개발에 치중하면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 변화의 시대를 헤쳐나가고 있다.

(아래)무역의 날에 5천만 달러 수출탑을 받게 된 (주)디보스는 LCD TV 세계 시장 점유율 8위를 차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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