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먹자-(10)건강한 장 관리

아직 자기표현이 미숙한 아기들에게는 건강의 척도가 바로 배변 상태이다.

비단 아기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선천적인 건강체질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는 음식의 섭취, 소화, 영양흡수 상태가 좋을 때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는 것이다.

흔히 가장 좋은 배변 상태를 황금색 변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런 쾌변을 보지 못하고 변비나 설사가 있을 때는 머지않아 우리의 신체에는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변비가 오래되면 장벽에 끈적한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 청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변비, 다이어트, 또는 정기적인 건강관리의 수단으로 장청소 약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장청소의 방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약국에 와서 많이 찾는 장청소 약이라는 것 중에는 수술이나 검사를 하기 전 장을 비우기 위해 사용되는 장 세척제를 포함해서 심한 설사를 유발시키는 종류가 많다.

대장을 싹 비웠으니 장청소라는 말은 맞을지 모르겠으나 심한 설사에 따른 후유증이 없지 않을 수가 없으므로, 이런 약을 복용한 후 장의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약을 복용한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장이 더 나빠질 수가 있다.

따라서 복용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하며 상습적인 복용 또한 피해야 한다.

숙변을 하루아침에 제거하기란 쉽지가 않으며, 변비가 있으면 더 심해진다.

그러므로 제거보다는 쌓이지 않도록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식사, 채식위주의 식단, 복부 마사지 등을 통해 매일 쾌변을 보는 습관을 기르고, 장내 유해균을 제거하는 유산균, 변비현상을 막아주고 장벽운동을 촉진시키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섭취가 바람직하다.

변비와는 달리, 대변의 횟수가 많아지고 묽어지는 설사는 세균, 바이러스 및 기생충 등의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대부분은 수액공급과 음식의 조절로써 3일 안으로 좋아지게 되는데,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장내의 건강한 환경이 깨어져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설사를 일으키게 되는 만성 장염이 되기도 한다.

또 탈수가 심하면 경련, 신부전증의 후유증을 가져올 수가 있으므로 어떤 원인이더라도 탈수가 심하면 금식과 동시에 수액(주사제의 일종)공급을 받아야 하며, 그 정도가 가벼울 때는 경구용 전해질 용액으로 수액을 대신할 수 있다.

이런 전해질 용액에는 여러 전해질과 포도당이 함유되어 있는데 농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설사가 심해진다.

약품으로 나온 전해질 용액 이외의 스포츠음료는 당분의 함량이 높아 삼투성 설사의 원인이 되고, 콜라나 기타 음료수는 전해질량은 적고 당분은 2배 이상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적당치 않다

오히려 끓인 보리차에 소금과 설탕을 맛이 나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녹여서,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응급조치로는 이상적이다.

증상이 나타나고 첫 4~6시간 정도는 수액이나 경구용 포도당용액만 공급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되도록 빨리 식이를 시작해야 상한 장점막의 복구를 도와 회복이 빠르다.

음식은 소화가 잘 되는 죽이나 밥이 좋고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설사의 경우 우유, 요구르트 등 유지방이 들어있는 음식은 손상된 장점막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증상이 사라진 뒤 4~6주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도움말:김경원 약사(대구시약사회 회보편집위원장·강북동산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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