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40주년 기념 연주회가 지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1964년, 가난했던 그 시절에 시향이 대구에 문화의 태동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후 지금까지 이룩한 음악 발전을 자축하고 더 성숙한 단계로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래서 음악적 완성도를 떠나 대구지역 클래식 음악이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 보고 미래를 기약하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큰 무대였다.
팔순에 가까운 노구를 이끌고 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씨가 40년전 창단 연주때 선보인 글린카의 서곡 '루슬란과 루드밀라'를 다시 지휘했을 때 청중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런 의미에도 불구하고 뭔가 알맹이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남았다.
외국인 상임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가 병으로 자리를 같이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쳐도 썰렁한 객석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1천100여명을 수용하는 대극장 객석은 이날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청중들 가운데 역대 상임지휘자와 단원, 몇명의 원로 음악가 등을 제외하면 지역 음악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40주년 기념연주회가 시향 관계자들만의 잔치가 된 분위기였다.
이날 공연은 평소 시립교향악단 연주회와 마찬가지로 유료였다.
그러나 휑한 객석을 보면서 굳이 입장료를 받아야만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즐겁게 음악을 듣고 40돌을 축하해주었다면 더욱 뜻깊은 무대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지난 11일 열린 시립국악단 20년사 발간 자축 기념음악회때도 객석은 3분의 1도 차지 않았다.
좋은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초청음악인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빈자리가 많았다.
이유가 어떠하든 시립교향악단, 국악단 기념 연주회에 관객들이 찾지 않은 것은 시립예술단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프로 정신이 대구시립예술단의 던져진 과제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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