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코 스틸 회장인 재미교포 백영중(74)씨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 1956년 단돈 50달러만 갖고 미국으로 건너가 'No money, No english(무일푼에 영어조차 모르는) '의 암담한 상황을 극복하고 미국 전체 경량 철골 시공 물량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굴지의 철강업체를 일궈냈다. 지난 해 USA TODAY와 CNN 등이 후원하는 '올해의 기업인'에 선정됐던 그의 성공비결은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는 저서 제목처럼 바로 '정직과 성실'이었다.
수능부정사건이 연일 신문과 방송의 톱 기사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에서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결정적 단서까지 나왔다니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지…. 목에 힘 잔뜩 주던,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이 내뿜은 거짓의 독가스가 이제 청소년의 정신까지 썩게 하고 있다.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언젠가 잘못되고야 만다'는 치숌의 법칙처럼 고이고 고인 고름은 결국 터질 수밖에 없다.
거짓과 부정직의 음습한 안개! 하지만 이런 사회에서도 가끔씩 한 줄기 샘물처럼 감동을 안겨주는 양심들이 있다. 얼마전 인천의 한 병원에는 40만원이 든 봉투가 배달됐다. 35년전 생활고로 음독하여 병원에 실려왔다가 병원비가 없어 몰래 도망갔다는 한 여성이 보낸 돈으로 "이제야 용서를 빕니다"는 사과 편지도 들어 있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 국제선 여객기 여행객들이 가져가거나 훼손한 담요가 무려 27만여장이라는데, 얼마전 한 항공사 서비스센터에 50대 남자가 기내용 담요와 2만원이 든 봉투를 두고 갔다. "10여년 전 비행기에서 담요를 몰래 가져가 미안하다"는 사과 편지와 담요의 세탁비 및 대여료였다. 또 얼마전 부산역을 찾았던 50대의 한 중년 남자. 고교 수학여행길에 기차에서 홍익회 직원 몰래 장난으로 오징어 한 마리를 실례했던 일과 몇 번의 무임승차가 40년 가까이 마음의 빚이 됐다며 돈을 놓고 갔다.
그들에겐 그 한 번의 거짓된 기억이 수십년의 세월에도 잊어지기는커녕 내내 양심을 건드렸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잘못을 고백했다. 전재산이 26만원뿐이라던 전직 대통령이 숨겨둔 땅을 찾아냈다는 뉴스가 귀를 어지럽히는 요즘 이름없는 그들의 양심이 더 빛나보인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늘 '정직'을 강조했다.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마라. 죽더라도 거짓이 있어서는 안된다", "정직과 성실만이 이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전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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