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문·표·그래프 어떻게 볼까

신문활용교육을 하는 학부모들이 흔히 지나치기 쉬운 게 신문에 실리는 여러 가지 표이다.

특히 주식 시세표, TV프로그램 안내표 등은 매일 여러 지면을 차지하는데도 활용할 엄두는 거의 내지 않는다.

기사를 볼 때도 함께 실리는 표나 그래프 등에는 소홀하다.

그러나 이런 표들은 보고 이해하기만 해도 지식과 생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아울러 경제나 문화 교육에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길도 된다.

◇주식 시세표=무엇하러 이런 지면을 매일 몇 개씩 만들까 하고 넘겨버리는 게 보통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보는 것조차 골치 아프다.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재미있고 유익하다.

우선은 주식 시세표에 기본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상승, 하락, 상한, 하한, 고가, 저가, 전일비, 거래량 등 표에 나타나는 용어들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여지가 있다면 표를 둘러싸고 있는 종합주가지수, 선물, 장외 등록 등의 용어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뜻을 알고 나면 표는 한층 눈에 잘 들어온다.

다음은 주식 시세표를 보면서 퀴즈 형태로 질문을 던져 표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주식이 가장 비싼 회사와 가장 싼 회사는, 오늘 가장 많이 오르고 내린 주식은, 거래량이 가장 많고 적은 회사는 등이다.

이어서 다소 복잡하더라도 현실적인 한 질문을 던져 본다.

내게 1천만원이 있다고 가정한 뒤 한 회사에 투자할 것인가 여러 회사의 주식을 살 것인가, 음·식료품업 주식을 산다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조금 더 진행하면 모의 주식 투자가 된다.

일주일 또는 한 달의 기한을 주고 주식 사고팔기를 하게 해 보는 방법인데 꼼꼼한 지도가 필요하다.

어렵다면 몇 가지 질문 정도로도 충분하다.

가령 주식 투자는 왜 필요한가, 1천만원을 투자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사고 파는 시점을 결정할 것인가,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날린다는데 왜 그럴까, 주식 투자로 돈을 번다면 어디에 쓸까.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스포츠나 연예 등의 지면에 머물기 쉬운 자녀의 눈길을 경제 분야로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TV프로그램 안내표=단순히 몇 시에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되는지 알려주는 코너로만 여기는 게 일반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볼 필요가 없다.

학부모들로선 자녀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지면이기도 하다.

TV프로그램 안내표 역시 활용에 따라 결과는 크게 엇갈릴 수 있다.

팽개치면 전혀 교육에 쓸모가 없지만, 문화에 대한 이해, 합리적 선택과 수용 등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TV 보기에 빠져든 자녀의 시청 습관을 바꿀 수도 있다.

우선은 TV프로그램 분류 기준을 만들어 하루치 프로그램을 정리해 본다.

청소년들에게 유익한가 해로운가, 꼭 있어야 하나 없어도 되나 반드시 없어져야 하나 등을 기준으로 하면 된다.

다음으로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선정해 본다.

하루 한 시간 동안 TV를 본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볼 것인가, 두 시간 혹은 세 시간이라면 어떤 프로그램들을 어떤 시간대에 볼 것인가 등으로 나누면 된다.

프로그램 내용이나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한 분류가 이뤄졌다면 하루의 TV 시청표를 만들어 본다.

프로그램 안내표에 실린 것들 가운데 오늘은 어떤 프로그램을 볼지,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정리하는 것이다.

TV 시청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고 볼 프로그램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유용하다.

나아가 TV 프로그램을 본 뒤 시청 일기나 소감문을 써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이 함께 시청한 뒤 내용과 느낌에 대해 대화를 하고 그 결과를 적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 적당한 일기 소재가 없을 때 활용하면 의외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쓸 수 있다.

◇표나 그래프=요즘은 '읽는' 신문을 넘어 '보는'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시원하게 편집된 사진, 기사 주제 이상의 느낌을 주는 그래픽 등이 신문 곳곳에서 발견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에 표나 그래프를 첨부하는 게 일반화했다.

신문에서 표나 그래프가 함께 실린 기사를 찾아보자. 서로 비교해보는 것만으로 표나 그래프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기사와 따로 오려낸 뒤 표를 보고 기사를 써 보는 활동, 기사만으로 그래프를 그려보는 활동 등이 가능하다.

기자가 왜 이 내용을 표나 그래픽으로 강조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표나 그래프는 제목 못지않게 기사의 핵심 내용을 담는 게 보통이다.

표와 그래프를 잘 읽는 것만으로도 취재기자나 편집기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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