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센터로 탈바꿈하는 각 구청 보건소

"아주머니는 복부비만이 있고요. 근력은 연세에 비해 괜찮은 편입니다.

디스크질환이 있다고 하시니 허리주변을 둘러싼 근육을 강화하는 걷기와 누워서 허리를 들어올리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어야 합니다.

"

대구시 수성구보건소에서 생활체육지도자(운동처방분야)로 일하는 권정자씨는 요즘 매일매일 찾아오는 구민들을 상대로 건강과 체력상태에 맞는 운동처방을 내려주느라 분주하다.

권씨는 개인별 체력을 일일이 테스트, 연령과 질환에 알맞은 운동프로그램을 짠 뒤 과학적인 방법으로 필요한 운동을 지도함으로써 구민들의 건강을 되찾아 준다.

성인병의 증가와 건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선 보건소들이 예방접종과 같은 과거의 기본적인 업무에서 탈피, 일반인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챙길 수 있는 건강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수성구보건소의 경우 건강관리실, 건강증진실을 운영하는 한편 체조교실, 금연클리닉실, 갱년기 여성 건강뱅크교실을 열어 구민들의 이용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운동처방을 받기 위해 수성구보건소를 처음 찾은 사람은 우선 2층 건강관리실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받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몸 속의 지방과 근력량 등을 측정하는 체성분 검사, 비만도 측정, 골밀도 검사 등 신체분석를 마치면 1층 건강증진실에서 운동처방을 받게 된다.

일반 헬스센터와 같은 건강증진실에서는 생활체육지도자가 상주하며 개인별 평소 건강상태를 상담하고 운동부하검사를 실시한다.

연령별 평가표에 따라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민첩성, 평형성 등을 체크한 뒤 개인별 신장과 키, 몸무게, 질환에 맞는 운동처방과 운동량, 운동시간을 제시해준다.

건강 증진실에서는 운동강도를 정하는데 필요한 목표 심박수를 비롯한 모든 개인 건강 정보가 신용카드 크기의 IC카드에 담겨 관리된다.

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기구와 근력운동에 필요한 최신 웨이트기구들이 컴퓨터와 연결돼 있으며 운동시작전 IC카드를 넣으면 개인별 운동종목과 운동량이 한눈에 나타난다

운동 중에는 가슴에 운동강도를 조절하는 장치인 감지밴드를 차야 한다.

감지밴드는 워밍업단계를 지나 목표 심박수에 도달하면 자동적으로 신호음이 울려지고 또 정해진 운동량에 이르면 운동기구가 자동적으로 꺼져 무리한 운동은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작동한다.

또 운동과정에 생활체육지도자가 운동기구 사용방법, 잘못된 동작을 하나하나 고쳐주기 때문에 개인 트레이너로부터 운동지도를 받는 것과 같다.

운동처방을 받고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3개월 단위로 운동부하검사와 체성분검사, 기초체력테스트를 다시 받게 되며 그 결과에 따라 운동강도를 조절하고 재처방을 받게 된다.

생활체육지도자인 권정자씨는 "비만,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앓고 있는 일반인들과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운동요법을 적용하고 있다"며 "경제적 부담이 전혀 없어 하루에 90~100명이 건강증진실을 찾을 정도로 맞춤운동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건강증진실에는 50여명의 주부들도 '갱년기여성 건강뱅크' 프로그램에 참여해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며 젊음을 되찾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수요일에 나와 오전에는 의료분야 전문가들이 마련하는 건강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운동프로그램에 따라 집중적인 체력운동을 한다.

친구의 소개로 건강증진실에서 운동을 하게 됐다는 박영옥(58·대구시 수성구 중동)씨는 "에어로빅과 헬스,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다보니 몸도 가벼워지고 유연성도 길러져 일상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30분간 건강증진실에서 실시되는 장수체조교실과 40~60대을 대상으로 한 건강체조교실도 인기다.

장수체조교실의 경우 노인들의 유연성과 근력증강을 도와주며 건강체조교실은 생활체육지도와 에어로빅강사가 함께 에어로빅댄스를 중심으로 매주 월요일에서 목욕일까지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주부들로 만원이다.

시범 운영하고 있는 금연클리닉실도 저렴한 비용으로 인해 벌써 30명 정원의 신청자가 마감됐을 정도.

수성구보건소 홍영숙 보건과장은 "보건소가 다양한 건강프로그램과 건강증진실에 생활체육지도자가 배치돼 개인별 특성에 맞는 운동 처방을 내려줌으로써 주민들의 건강과 체력을 지켜주는 중요한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사진: 수성구보건소를 찾은 구민들이 생활체육지도자인 권정자씨로부터 웨이트운동에 대한 지도를 받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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