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바다낚시가 '죽음의 낚시'가 되고 있다.
기상 악화로 높은 파도가 치는 방파제 삼발이(테크라포트·TTP) 위에서 안전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위험한 바다낚시를 즐기던 사람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낮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 방파제 삼발이에서 동해남부해상에 파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낚시를 하던 박모(36·경산시 중방동)씨가 높이 3∼4m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고 30대 1명은 실종됐다.
이날 숨진 박씨 옆에서 낚시를 하던 김모(49·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씨는 순식간에 방파제앞 바다로 떨어졌다가 간신히 방파제로 되돌아왔으나 다리가 삼발이에 끼어 25분 정도 파도와 사투를 벌이다 구조됐다.
또 지난달 30일에도 영덕군 노물리 방파제에서 갯바위 낚시를 하던 박모(47·대구시 서구)씨도 갑자기 밀어닥친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올해 경북지역 동해안 방파제에서 갯바위 낚시를 하다 실족한 사고는 모두 12건. 이중 21명이 구조됐으나 8명은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동해안 강원, 경남지역까지 합치면 사망자 수는 무려 17명에 이르고 있다.
파도가 높을 때 방파제에서 갯바위 낚시가 성행하는 이유는 소리에 민감한 고기들이 경계심을 풀고 찌를 잘 물거나, 물위로 떠다니는 많은 부유물 때문에 고기들이 물가로 많이 나온다는 설을 낚시꾼들이 믿고 있기 때문.
포항해경 경비구난계 고재준(45) 경사는 "6일 사고 당시 경찰이 수차례에 걸쳐 낚시꾼들에게 낚시 자제를 요청했으나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기상 조건을 파악하고 구명장비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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