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노동당 가입 의혹'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립 양상이 갈수록 험악해 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원직 제명을 벼르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 처리와 연관시켜 공세를 펴는 등 서로 당운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감정적 싸움
9일 국회 기자실의 브리핑 룸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한나라당이 1, 2심 판결문을 들이대며 의혹을 제기하면, 열린우리당 역시 판결문을 근거로 반박하는 일이 몇 차례나 반복된 것.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철우 의원이 해명에 나서자 소속 의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한나라당을 '공안 조작의 소굴'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간첩조작 규탄대회'에는 의원 1백여명이 참석했고, 천정배 대표는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 3명을 반드시 제명시키겠다"고 소속의원들에게 다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이유가 분명해 졌다"며 국보법 존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열린우리당과 이 의원의 해명을 촉구하는 등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서기도 했다.
국보법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점거 중인 회의장 바리케이트를 뚫으려 몇 차례 몸싸움을 시도했다.
▲색깔론 공방으로 확산
한나라당이 '노동당 가입 의혹'을 계기로 색깔론 확산을 시도하자 열린우리당은 이번 공세를 막지 못하면 국가보안법 폐지는 물론이고 다른 개혁입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국보법 폐지의 연내처리 유보의사를 내던지고 강경 대응키로 방향을 선회했다.
임채정 의원은 "국보법은 '죽은 법'이라는 착각을 가졌으나 역사를 위해, 희생된 영령을 위해 당장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천정배 대표도 "다시는 이런 망동이 안 일어나도록 국보법 폐지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보안법 존치 여론을 확산시키는 한편 보수세력을 비롯한 당내 결속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전의를 상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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