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차살림, 한국의 차문화가 걸어온 높고 청아한 세계. 중국의 다예(茶藝)와 일본의 다도(茶道)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이들과 다른 한국의 차문화는 어떤 전통을 가지고 있는가.
시인이며 소설가이자 극작가이기도 한 정동주(52)씨가 '한국인과 차, 그 사색의 열린 공간' 이란 책에서 한국의 차살림과 한국의 차문화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한국문화론이라는 새로운 글쓰기에 천착하면서 한국의 차(茶)와 도자기 문화에 대한 비평적 탐구를 해 온 결과물이다
한국은 지리산 부근에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었고, 그 약효와 맛과 향기, 색이 중국과 일본의 차를 능가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인 명품 다구들은 바로 조선 땅에서 만든 것을 복제했거나 원형으로 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세계에 자랑하는 국보 다완과 국보급 명품 다구들도 모두 조선에서 만든 것이다.
*서구인이 눈돌린 웰빙-茶
지금 세계적으로 웰빙문화가 불고 있다.
서구인들은 동양의 채식문화와 다도문화를 웰빙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녹차의 효능과 동양의 신비가 서구 사회에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세계의 녹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맹렬히 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동양 차문화의 대표주자 중국과 일본이 인정한 차와 차그릇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차문화는 어디로 간 것인가.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차를 알면 가치가 보인다"고 말한다.
한국의 차살림과 중국의 다예, 일본의 다도는 종교의 영향에 따라, 정치 환경과 역사적 변화에 따라, 유교와 불교의 접촉·충돌·변화에 따라 각기 독특한 모습으로 특유의 사상을 형성하면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차의 기원과 역사' '한국 차살림과 일본 다도의 관계' '한국의 차와 차그릇의 세계' '차의 덕과 계율' '차살림의 실제와 미래' '동다문화론'으로 대별할 수 있다.
차를 왜 마시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마셨는지, 일본의 다도는 어떤 과정을 통해 확립되었는지 등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 차문화의 오늘과 미래를 위한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일본에 굴종하는 우리차
21세기로 접어든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차는 아직도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녹여 넣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과 변조는 두 나라의 정치적 목적으로 인해 중세와 근·현대사에도 미치고 있으며, 한국의 차문화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차문화의 경우는 오히려 한국 차인들 스스로가 중국과 일본의 차문화와 역사에 굴종하고 의존하여 그들의 경제적·문화적 이익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차문화 관련 잡지나 학술서적 중에는 아예 중국과 일본의 차문화와 역사를 소개하고 선전하는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인들이 제대로 된 한국의 차문화를 접하기란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 차문화의 부끄럽고 치욕스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 차문화가 지닌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순수 열정으로 차의 미학을 공부하고 깨닫고자 하는 차 인구는 놀랄 만큼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차문화 '東茶' 중심 새지평 기대
어느덧 500여만명 쯤으로 추산되는 차 인구의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지만 갈 길은 멀다.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제다법의 확립, 세계 시장을 지향한 미래 산업으로서의 차농사 계획, 차문화 비평의 정착, 한국 차살림 중심의 차교육, 차를 통한 외교 등 한국의 차를 알리고 퍼뜨리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보다 우수한 한국의 차를 중국인과 일본인은 오래전에 먼저 알았지만, 정작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 가치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동다(東茶)를 되살려 한국의 차와 차문화를 되찾고자 한다.
480쪽. 3만.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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