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형광등 분리수거제 겉돈다

올해부터 폐형광등 분리수거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제대로 수거되지 않거나 처리시설 부족으로 제때 처리되지 않아 겉돌고 있다.

한국형광등재활용협회에 따르면 현재 폐형광등 수거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 지난해 전국에서 판매된 1억2천만개의 형광등 중 회수 처리된 것은 고작 1천100만개 정도. 가정 등에서 배출된 폐형광등은 대부분 깨진 채 버려지거나 땅에 묻히는 경우가 많아 수은 등으로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대구지역 각 지자체들은 올 들어 분리수거함을 제작, 본격 수거에 나섰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태. 분리수거함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다 주택가의 경우 집 앞에 내놓으면 쉽게 깨져버리기 때문.

주부 김모(48·북구 침산동)씨는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에 내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깨뜨려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다"며 "빈병 환불제처럼 폐형광등도 수거보상제 등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폐형광등을 수거해도 문제는 남아있 처리시설의 용량이 태부족해 수거한 폐형광등을 따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

영남권의 폐형광등 처리를 맡고 있는 칠곡군 가산면 한국조명재활용공사의 연간 처리용량은 960만개에 불과하다 공사 관계자는 "분리수거제가 시행된 이후 수거율이 작년보다 높아졌다"며 "지난 10월부터 가동했는데 영남지역 각 지자체가 보내온 물량을 현재로선 모두 처리하지 못해 쌓아두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지자체나 형광등 사용이 많은 기업, 대학 등은 수거한 폐형광등을 보관하기 위해 별도 시설을 마련하는 등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대구 한 구청의 경우 올해 수거한 폐형광등 4만여개를 재활용 시설에 보냈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폐형광등이 상당수 남아있는 형편. 그나마 깨진 형광등은 처리업체에 보낼 수도 없는데다 보관도 어렵기 때문에 다른 쓰레기와 함께 매립장으로 보내는 실정이다

경북대의 경우 본관 건물에서만 수거한 2천여개의 폐형광등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시설과 관계자는 "각 단과대학별로 수거한 폐형광등이 수천여개에 이르지만 폐기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돼 현재로서는 창고 등에 쌓아둘 수밖에 없다"며 "예산지원이 없어서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형광등에는 수은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수은이 토양이나 지하수에 스며들어 인체에 축적될 경우 치명적인 미나마타병을 유발할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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