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성탄절 미국 복권 사상 최고 금액인 무려 3천700억 원의 당첨금을 탄 57세의 건설업자가 2년 만에 '몰락'했다는 외신(外信)은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그가 만약 건설업자로 그냥 살았더라면 '미국의 중산층이 누리는 행복한 삶을 구가했을 텐데…'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세금을 공제하고도 약 1천300억 원을 횡재한 그는 결국 도박'경마 등에 빠져들면서 파산해 버렸다. 미국의 복권 대박자들 대부분이 밟아온 '불행의 전철' 범주를 그도 결코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당첨금만 날렸다면 '본전 인생'은 될 텐데 음주운전, 폭력난동으로 재활센터에 강제 수용된 상황에서 그의 17세 난 손녀딸까지 피살되는 액운까지 겹쳐 설상가상(雪上加霜)이었다.
○...금년도 국내 4개 인터넷 사이트 검색창에 가장 많이 뜬 단어가 '로또'였다고 한다. 불황의 그늘에서 지친 서민들의 삶을 일거에 바꿀 합법적인 수단은 '로또 대박'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그 만큼 살기가 힘들고 이 불황의 그늘이 상당 기간 걷혀질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절망이 깊어질수록 '돈'에 목숨을 걸게 되고 그게 범죄로도 이어진다. 오죽하면 민생고에 시달렸던 20대 주부가 어설프게 은행 강도짓을 했겠는가.
○...'내 코가 석자'인 판국에 남의 사정을 살필 겨를이 없다. '연말 성금'이 점차 줄어들면서 인정마저 메말라 든다. 그 불황의 극치가 바로 대구 불로동의 네살배기가 굶어서 죽는 참변을 낳은 것이기도 하다. 일부에선 치명적인 희귀성 유전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이어 왔다고 했다. 설사 그렇다 해도 '이웃 사촌'이 있었다면 큰 병원에 갈 수도 있었고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그렇게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박'이 결국 '횡액'이 된다는 걸 뻔히 목격하면서도 그 꿈을 결코 버리지 못하는 서민들의 고된 삶. 문제는 이걸 조기에 해결해 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지금으로선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게다가 서민들에겐 관심조차 없은 '개혁 입법'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국회를 보면 더더욱 맥이 풀린다. 그래도 자기 분수대로, 노력의 대가로 살아가야지 허황된 '로또 춘몽(春夢)'에만 매달려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지금 우리들에게 절실한 교훈이지 않나 싶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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