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골 분교라 얕보지마" 전교생 23명 도내 각종대회 휩쓸어

"대도시에서 우리 학교로 전학 와요."

김천시내에서 전북 무주 쪽으로 백 리쯤 떨어진 김천시 증산면의 산골에 있는 대덕중학교 증산분교. 1학년이 남녀 각 4명씩 8명, 2학년 7명(남 5·여 2), 3학년 8명(남 5·여 3)인 초미니 학교다. 이런 소규모 벽지학교 학생들이 과학, 문예, 체육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화제다. 이들이 올해 받은 상은 40개. 지난해는 46개였다. 한 학생이 2개 정도의 상을 탄 셈.

최근 경북교육청 주최로 열린 제31회 화랑문화제 글짓기 대회에선 박아름(3년)양과 윤주화(1년)양이 산문부 금상과 동상을, 최현욱(3년)군이 운문부 은상을 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지난 7월 제17회 대한민국 학생 발명전시회에선 13명이 입상했고 지난 6월 경북도 발명 캐릭터 그리기대회에서 김경희(2년)양이 금상을 수상했으며, 경북 소년체전 예선대회 및 교육장기 체육대회에서는 포환던지기 및 창던지기 1위 등 모두 20명이 입상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실시한 2, 3학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3학년은 도내 면 지역 전체 평균보다 3점이, 2학년은 6점이나 높은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때문에 졸업생 상당수가 지역 명문고로 꼽히는 김천고와 김천여고로 진학하게 됐다.

우수성적의 배경은 맨투맨 식의 수업방식 때문이다.

한호동 분교장을 비롯한 9명의 교사들은 교단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아 토론식으로 수업을 해왔다. 또 컴퓨터도 학생 한 명당 한대씩 돌아가기 때문에 인터넷 정보검색 등을 통해 폭넓은 교육을 한다. 한호동 분교장은 "좋은 성적의 배경에는 개별화 지도가 가능한 점, 학생 수준별 수업 가능, 전 교사가 학생들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인성교육이 가능한 점에다 교사들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교사들은 산골 분교를 없애기보다 오히려 권장하는 게 농어촌 학교를 살리는 길이라 주장한다. 한 분교장은 "소인 학급의 장점을 인식한 학부모들이 자녀를 대도시에서 전학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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