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V3를 노린다'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과 투수로 군림하다 사장과 감독으로 결합한 삼성 라이온즈 김응용-선동열의 KS 체제가 삼성의 V3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답은 '대변신'에 있다.

지난해 중위권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페넌트레이스 2위를 거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올해 사장에서부터 선수단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 걸쳐 뚜렷한 전력 상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신한다.

국내 프로야구사에 감독출신 구단 사장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삼성 김응용 사장은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사장은 또 선수단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전례를 깨고 삼성 구단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대구에 상주, 팬을 몰고 다니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수석코치로 1년동안 감독 견습을 거쳐 삼성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스타. 전통적으로 근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투수들을 1년만에 8개 구단 중 최고의 마운드로 키워 스타 선수에서 성공한 지도자로의 첫 단추를 훌륭히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도자 데뷔 첫 해에 '지키는 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만큼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보여줬다.

선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전임 김응용 감독 계열로 불리는 타격코치와 2군 감독을 경질하는 등 코칭스태프를 개편, 전 감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선수들에게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주문한 선 감독은 이름이 아닌 실력으로 선수를 평가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선수단 장악에도 강단있는 면모를 보였다.

또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공·수를 강조하며 창조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

선 감독은 "투수들의 볼 배합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타자들이 원하는 볼은 던지지 않는다"라며 "어떤 볼이든지 칠 수 있도록 타자들이 역량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또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설득해나가겠지만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할 경우는 과감히 버리겠다"라며 "계약기간 5년 동안 2번 이상 우승을 시키겠다"라고 장담했다.

구단도 지난 시즌 내내 해결사 부재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심정수와 유격수 박진만을 영입, 선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심정수와 박진만의 영입에 따라 삼성은 공격과 수비에 걸쳐 한국시리즈 우승해인 2002년보다 더욱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승엽, 마해영이 빠져 어딘가 허전해 보였던 타순이 올해는 1∼9번까지 어느 한 선수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호타준족의 박한이, 팀 배팅에서 국내 최고라고 평가받는 박종호,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친다는 양준혁, 검증된 거포 심정수가 1∼4번에 포진한다.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았고 올 해 1루수로 변신을 계획중인 김한수, 야구를 알고 플레이를 한다는 국내 최고 유격수 박진만, 지난해 타율 0.295로 전성기때의 실력을 되찾은 강동우, 빼어난 투수 리드에다 공격력까지 겸비한 진갑용,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조동찬이 5∼9번에 자리를 잡았다.

2002년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으로 이어지는 막강 크린업트리오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던 삼성은 올해 양준혁, 심정수, 김한수가 중심타선에 포진,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또 박진만의 합류로 김한수(1루), 박종호(2루), 조동찬(3루)이 버티고 있는 내야진도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는 데 1등 공신이었던 투수진은 올해 한층 더 농익은 전력을 과시한다.

선 감독의 조련으로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했던 배영수를 비롯해 김진웅, 권혁, 권오준 등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뛰었던 용병 투수 2명이 가세함에 따라 지키는 야구는 더욱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인 오승환, 백준영도 즉시 전력감으로도 손색이 없고 부족한 좌완투수는 상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재현을 영입, 보강한다.

지난해 17승을 올리며 단숨에 연봉 2억 원대에 진입한 배영수는 삼성의 에이스를 넘어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 투수로 성장할 0순위로 꼽힌다.

150km대의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 게임의 주인공으로 올 시즌의 가장 주목할 선수.

배영수와 함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투수로 꼽히는 김진웅은 2년 연속 9승10패를 기록, 두 자리 승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의 활약이 본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다면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쥘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평범한 선수에 머무를 전망이다.

선발, 중간을 가리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은 권오준은 올해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 팀의 뒷문을 지킨다.

지난해 선 감독으로부터 실질적인 에이스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신임을 받은 권오준은 임창용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울지 관심거리다.

지난해 병풍비리 이후 삼성 마운드의 주축으로 부상한 좌완 권혁은 150km대의 빠른 공을 주무기로 올해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된다.

선동열 감독은 "동계훈련동안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꿔 삼성이 확실히 달라졌다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라며 "새해에도 팬들의 변함없는 성원을 기대하며 삼성은 우승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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