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산 1천200여 년을 맞은 한국불교의 중심 해인사가 2005년 새해를 맞아 거듭나기 몸부림이 한창이다.
새해 들어 법보종찰 해인사가 현 주지스님의 부임과 함께 종무소의 총무국장 등 보직 스님들을 새롭게 교체한 뒤 '해인사 거듭나기'에 나선 것.
지난해 10월 취임한 현응 주지스님은 해인사의 개혁을 조용하게 진행하기 위해 해인총림 및 교구발전위원회(위원장 원택스님)를 구성하고 신행·문화도량 건립과 동판제작 불사 등 당면한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수차례 가졌다.
지난해 11월엔 '해인사에 바란다', '해인사 수행풍토 어떻게 진작할 것인가'를 주제로, 또 12월에는 '사회 문화포교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불사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었다.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원철 스님은 "신행·문화도량은 불교 미래를 열기 위한 근본도량으로서 변형된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총림 대중의 합의를 전제로 "현재의 사찰은 옛 모습 대로 영구히 보존하고, 신행·문화도량은 큰 절의 모든 대중과 종무소까지 옮기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불사 추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웅기 실장은 "법보 종찰이자 수행도량인 해인사가 성역으로서 잘 보존돼야 하고 동판불사도 전면 철회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홍선 스님은 "동판불사와 새 도량불사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봉암사처럼 도량을 일반 대중에게 폐쇄하고 필요에 따라 개방하는 것도 적극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대 이병인 환경공학과 교수는 "해인사가 가진 한국불교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지속적인 환경관리 문제는 매우 중요한 좌표가 될 것"이라며 "수행과 불사, 문화·환경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한 장기계획의 바탕위에서 해인사의 특성을 살리는 불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행풍토에 대한 내부비판의 목소리도 높은데 전 조계종 교육원장 일면 스님은 "사찰이 갈수록 비대해져 각방의 독살이 문화가 만연하고 대중생활은 붕괴되고, 예불과 율력 정진 등의 수행정신이 점점 실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인율원장 혜능 스님도 "조석 예불 등에 빈자리가 많다.
그런 대중의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개인용무를 보거나 아예 무관심하다"며 "60여억 원에 이르는 1년 예산을 쓰는 해인사의 150여 명 스님들은 평균 4천여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수행자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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